박원순 서울시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용산공원 택지화 방안’에 대해 “녹지로 만드는 게 국민 공감대”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공원에서 ‘용산공원의 일부를 아파트를 지어 공원 관리 등의 재원을 조달하는 방식’에 대해 “프레시디오는 미군들이 썼던 막사를 활용해 개발하고 재원을 충당했지만 용산공원은 녹지 중심 공원으로 만들자는 것이 국민 공감대”라고 답했다.
프레시디오 공원은 1846년부터 1994년까지 148년간 미군 훈련시설로 쓰인 곳으로 1980년대 냉전 종식 뒤 군사기지를 폐쇄하자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공원으로 바뀌었다. 면적은 607만㎡에 달하며 800여 개의 건축물을 활용한 임대 사업으로 2013년부터는 공공 지원 없이도 연간 운영비 8,000만달러(약 928억 원)를 자체 조달하고 있다. 용산미군기지에서 변화하는 용산공원과 유사한 성격이 있어 일부 부동산 업계에서는 프레시디오 공원처럼 용산공원의 일부를 택지로 바꿔 주택을 공급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거리를 둔 셈이다. 실제로 일부 부동산 전문가는 용산공원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고가의 ‘프리미엄 아파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환경 정화 재원과 관련해 박 시장은 “큰 환경정화 등의 비용은 정부로부터 비롯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용산공원의 조성 방향 및 운영 비용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마땅히 서울시민들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거쳐서 어떤 공원으로 전환할지 구체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일방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비용이라든지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