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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동십자각] 다시 역사를 묻는다면

김희원 사회부 차장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들이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것 중 하나는 자국 내 넘쳐나는 ‘혐한 서적’과는 달리 우리 서점에는 ‘혐일 코너’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답변에 곤혹스러워하던 지인의 눈빛에서 어느새 ‘해가 지는 나라’가 된 그들의 조바심이 넉넉히 읽혔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과 중국에 이은 3위로 우리의 3배 이상이다. 독일 GDP도 일본의 70%에 불과할 만큼 사실 만만히 볼 나라는 아니다. 이런 일본의 ‘글로벌 1위’를 막은 원인이라면 엔고 유도와 버블경제 붕괴로 이어진 구미 선진국과의 ‘프라자 합의’를 첫손으로 꼽아야 하겠지만 이웃 국가들의 사회문화적 ‘보이콧’도 주요 배경이라고 할 만하다.

실제 한류 초창기인 지난 2000년대 초만 해도 국내 주요 오락·예능·가요 등은 일본 베끼기에 바빴다. 그런데 동남아로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국내 드라마를 끼워팔며 촉발된 한류로 글로벌 자금이 밀려들면서 우리 문화는 ‘욱일승천’의 기회를 맞았다. 당시 권역 사회문화 리더국의 위상이 올곧이 일본에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실 놀라운 결과다.

일본과 독일이 다른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있다. 2차 세계대전의 가해자였음에도 원폭을 계기로 피해자 논리를 펴는 사이 그들의 돈은 반겨도 정서는 반길 수 없다는 시각이 피해 당사자였던 아시아권에 뿌리내린 것이다.



이러한 소탐대실이 가능했던 배경은 일본의 역사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1990년대 말 이래 일본은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필수과목으로 두고 일본사는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면서 통사·근현대사 중 택일하게 해 현대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렇게 한 세대가 흐르자 정권의 정치적 역사 해석마저 그대로 수용될 만큼 자정능력이 사라진 것이다.

조선 말기 이후 근현대사의 비중을 75%까지 끌어올리고 상고사에서 조선 후기의 전근대사 비중을 25%로 줄인 새 한국사 교과서가 오는 3월부터 일선 고교에 선보인다. 전 정권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과목을 절대평가로 변경해 역사교육 기반이 약화된 데 이어 전근대사 교육이 소홀해질 계기가 열린 셈이다. 중국이 전근대사 왜곡을 통해 북한을 자기 영토화하려는 야욕을 멈추지 않는 가운데 열강 사이에 낀 우리의 이런 행보가 어떤 결과물로 돌아올지 우려된다.

올바른 역사 인식을 포기한 일본은 유무형의 권역 사회문화 자산을 집대성할 기회를 놓치고 역사의 뒤안길을 앞당겼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 단재 신채호 선생이 오늘 우리의 역사 교육을 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자못 궁금하다.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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