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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옛 동구권 3개국 NATO 가입

1999년 나토 동진의 시작

나토의 동진을 표시한 지도./위키피디아




1999년 3월12일 미국 미주리주 인디펜던스 트루먼 기념관. 체코와 폴란드·헝가리 세 나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식가입 행사가 치러졌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3개국 외무장관에게 가입 비준서를 전달하며 “유럽과 세계 평화를 위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창립의 주역인 해리 트루먼 대통령을 기리며 행사 장소를 이곳으로 잡았다. 불과 10여년 전까지 나토와 대립했던 바르샤바 조약 회원국이었던 이들은 1992년부터 나토 가입을 원했지만 쉽지 않았다.

가입이 성사된 것은 독일 통일 직전 미국과 소련·서독 간의 밀약에서다. 소련은 나토군이 동구권 국가에 발을 들이지 않는다는 약속 아래 군대를 철수시켰다.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나토는 동부를 향해 1인치도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련을 안심시켰다. 약속이 깨진 이유는 유고슬라비아 내전과 보스니아 사태. 세르비아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국제 문제로 부각하며 나토군이 보스니아로 진격한 데 이어 옛 동구권 3개국의 나토 가입까지 이어졌다. 옛 동구권 국가들의 가입에 반대하던 러시아도 입장을 바꿨다. 나토 회의에 참석,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는 조건으로.



나토는 또다시 더 이상의 동진은 없다고 밝혔지만 그렇지 않았다. 2004년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와 구소련의 영토였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칸 3개국이 가입하고 2009년에는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가 회원국 명부에 올랐다. 2017년 몬테네그로까지 가입해 회원국은 29개국에 이른다. 나토는 더 동쪽으로 갈 수도 있다.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아르메니아·몰도바·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의 가입설이 끊이지 않는다. 냉전 시절 ‘소련만 망하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믿었지만 과연 그럴까.

나토의 국방예산이 러시아보다 16.9배 많고 병력도 4배 이상인 상황에서도 미국은 러시아의 위협이 여전하다고 강조한다. 나토 회원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선 이상으로 올리라는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예산의 30% 이상을 노인복지에 고정 지출하는 나토 회원국들의 경제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보다 난민 문제를 안보 위협 요인으로 여기는 국가도 많다. 침략에 시달려온 폴란드를 제외하면 군비 증강 의지도 강하지 않은 편이다. 헝가리에서는 같은 깃발 아래 있던 오스트리아 방식의 영세중립국론도 나온다. 미국과 마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창립 이래 71년간 확대 외길을 걸어온 나토의 앞날은 어찌 될까.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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