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양형 등을 다시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병호·이병기 전 원장 측은 9일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이준영 최성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전직 국정원장들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더 심도 있는 심리가 돼야 한다. 주장을 입증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파기환송 전까지는 주로 유무죄를 다퉜으니 파기 후에는 양형 사유가 집중 심리돼야 한다”며 “양형 중에서는 범행의 동기와 경위가 가장 중요하니 파기환송심에서는 그 부분이 부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전 원장 측도 “양형과 관련해 다시 판단을 받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공범으로 기소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재임 시절 국정원장 앞으로 배정된 특수활동비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각각 6억원, 8억원, 21억원을 각각 지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 전 원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각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청와대에 돈을 전달한 이헌수 전 실장은 징역 2년6개월을 받았다. 이 사건은 1·2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일부 국고손실 혐의와 뇌물 혐의를 유죄로 봐야 한다고 대법원이 결론 내리면서 파기환송됐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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