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팬티 빨래’ 숙제를 내준 뒤 “섹시하다” 등의 부적절한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킨 울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를 파면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사전동의 충족으로 청원 등록된지 몇 시간 만에 동의인 2만명을 돌파했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울산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팬티빨기 숙제내고 학생 사진에 ‘섹시팬티’,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매력적이고 섹시한 00’이라고 성희롱한 남교사를 파면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은 오전 11시 30분을 기준으로 2만4,631명이 동의한 상태다.
두 남매를 키우고 있는 국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팬티 빠는 사진을 효행 숙제랍시고 내고, 성적인 댓글을 수없이 다는 교사 ㄱ씨는 명백한 아동성애자”라며 “이런 댓글들로 인해 국민신문고에 한차례 신고가 들어갔으며, 울산시교육청은 교직원 대상 성인지감수성 연수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조치 이후에도 ㄱ씨는 성희롱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3시간 남짓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며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의 인권감수성이 타인에 비해 훨씬 민감해야 하며, 성인지 감수성 또한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아야 한다. 그래야 학교가 폭력과 성적 희롱으로부터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 아이들이 상처 없이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원인은 “초등학생들은 교사를 ‘모델링’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교사가 하는 말이나 몸짓을 그대로 내면화하며 학습하고 성장한다”며 “이에 교사 ㄱ이 계속 교단에 남아있게 된다면 아이들이 상대를 성적으로 평가하고 대상화하며 아직 솜털도 가시지 않은 병아리 같은 아이들에게 ‘섹시’라는 변태적 단어로 희롱하는 것을 아무 거리낌없이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어떤 어른이, 그것도 초등학교 교사라는 자가 아직 핏기도 가시지 않은 1학년 아이들에게 ‘섹시 팬티’, ‘매력적이고 섹시한 00’ 등의 소리를 하느냐”며 “이런 사고회로가 머릿속에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을 아이들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성적인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교사ㄱ씨가 해당 반의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 내용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변태적 행동에 대한 뼈아픈 뉘우침은 커녕 당장 게시글을 삭제하라는 ‘반협박적’ 내용들과 변명들로만 가득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만약 이번 사태도 교육당국이 미온적으로 흘려보내게 된다면 단언컨대 교사ㄱ씨는 더 큰 성범죄자가 되어 아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시초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더 큰 일이 예견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너무 무섭다. 아이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권리를 국민에게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B씨의 표현이 성희롱 의심 상황이라고 판단, 경찰에 신고했다. B씨를 즉시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시교육청 자체조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은 감사결과에 따라 해당 교원을 징계조치한다는 방침이다./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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