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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이슈까지 덮친 G2 무역전쟁, 다시 전면전 치닫나

■中, 위안화 전격 절하

美 압박에 中 환율카드 맞불

G2 무역합의 성과 '무용지물'

특별국채 등 발행에 强달러까지

위안화 가치 더 떨어질 가능성 커

환율전쟁 본격화땐 신흥국 타격

시진핑(앞줄)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3기 3차 회의 2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단의 박수를 받으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보안법 제정에 항의하는 홍콩 민주활동가들이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곰돌이 푸’로 빗댄 플래카드를 들고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로 행진하고 있다. /홍콩=AFP연합뉴스




올해 1월 6.86위안까지 하락(가치 상승)했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4개월여 만에 다시 7.12위안을 넘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조된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중국이 자국 화폐 평가절하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중국 당국의 의도된 환율시장 개입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올 초 이뤄진 미중 무역합의의 성과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물론 미중 무역전쟁의 근원으로 지적된 중국의 불공정 행동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방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차 무역합의로 꺼지는 듯했던 양국 무역전쟁의 불길이 환율 이슈라는 화약고가 터지면서 다시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5일 위안화의 달러 대비 고시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27위안(0.38%) 오른 7.1209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 상승은 그만큼 위안화가치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날 위안화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2월 이후 약 1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시장에서는 이날 장중 한때 달러당 7.14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1월 미중 간에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지면서 무역전쟁이 휴전에 들어가자 6.8606위안까지 떨어졌던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중관계에 새로운 긴장 요소가 나타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유로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22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9% 오른 99.76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4일에는 99.86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 상승은 달러 강세를 뜻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증폭된 미중 양국 간 갈등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추가 제재, 미국 증시에서의 중국 상장사 퇴출 위협, 홍콩 보안법 문제 등 전방위로 확대되자 중국 지도부가 글로벌 패권전쟁 이슈에서 가장 휘발성이 강한 환율 카드를 내세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올해 중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가 우려되면서 투자자들도 위안화를 팔고 강세가 예상되는 달러화를 매입하는 점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 내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수출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일단은 필요하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25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급등한 데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홍콩 보안법’ 제정 추진의 여파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홍콩 내 민주화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고 밝히자 트럼프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들은 홍콩에 부여한 관세·투자·무역·비자 등의 특별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에 중국은 또 다른 보복을 예고하며 미중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의 재정적자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난해보다 0.8%포인트 늘어난 3.6% 이상으로 올리는 등 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위안화 약세 흐름은 강해지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도 최근의 위안화 약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안화 약세는 대규모 대중 무역적자를 초래하면서 미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 주요 원인이 됐다. 미국이 지난해 8월 전격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도 당시 위안화가 급등하며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에 7위안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 1월에서야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해제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 7.2위안선도 조만간 뚫릴 것으로 내다봤다. 저우하오 싱가포르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사태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는데 당분간 위안화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간 신(新)환율전쟁 본격화로 신흥국 통화와 주식에 대한 투매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는데 여기에 글로벌 환율시장의 불투명성까지 더해질 경우 투자자들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벼랑 끝에 내몰릴 경우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와 더불어 미국 채권 투매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중국이 보유한 1조달러 규모의 미국 채권 투매는 곧바로 중국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중국이 이를 쉽게 꺼내 들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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