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는 일본에서 상사가 온라인상에서 성희롱을 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마이니치신문은 새로운 근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꼰대 상사’가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직원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하는 방식으로 직원의 불쾌감을 유발하는 일명 ‘테레하라’ 혹은 ‘리모하라’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레하라는 재택근무·원격근무를 뜻하는 텔레워크(telework)와 괴롭힘을 뜻하는 해러스먼트(harassment)를, 리모하라는 원격을 뜻하는 리모트(remote)와 해러스먼트를 각각 합성한 것이다.
도쿄 소재 통신회사에 근무 중인 한 여직원은 화상회의가 끝난 뒤 시스템을 종료하지 않고 있자 남성 상사로부터 “나와 인터넷으로 술을 마시고 싶어서 남아 있었지?”라거나 ”오늘은 민낯이네”, “그 방에 지금 남자친구도 있지 않느냐?”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반복했다. 피해 직원은 “살의를 느꼈다”며 “평소에도 성희롱 발언을 하는 인물인데 화상회의를 하면서부터 더 잦아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성희롱만 문제는 아니다. 도쿄 소재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한 남성은 화상 회의 도중 상사로부터 “아이가 시끄럽다. 조용히 시켜라”는 지적을 당했다. 이 남성의 아이는 한 살배기이고 부인도 재택근무 중이어서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이 남성이 노트북을 들고 베란다로 이동하자 상사는 “부인은 뭐 하는 거냐”고 질책했다. 이 남성은 맞벌이 세대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이니치는 “자택에 있으면 상사도 느슨해져서 부하의 사생활에 개입하기 쉽다. 1대1 화상회의는 주변의 눈길이 닿지 않아서 특히 온라인 갑질이 발생하기 쉽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소개했다. 이 전문가는 특정 사원을 화상회의에 부르지 않거나 화상회의 방식으로 술을 마시도록 강요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테레하라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도쿄카이죠니치도카사이(東京海上日動火災)보험은 재택근무로 인한 위험에 포괄적으로 대비하는 보험 상품까지 출시했다. 재택근무 중 온라인으로 괴롭힘을 당한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변호사 비용이나 손해배상금에 충당할 수 있도록 보상금을 제공한다. 사원에게 재택근무용으로 제공한 노트북을 통해 정보가 유출되는 경우 손해배상 비용도 보전한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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