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카딸이 쓴 폭로성 책에 대해 출간을 막아달라며 트럼프 일가가 낸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이 일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퀸스 유언검인법원의 피터 켈리 판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남동생인 로버트 트럼프가 조카 메리 트럼프의 신간 출판을 막기 위해 제기한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이로써 메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어두운 면모를 폭로하는 책인 ‘너무 많고 절대 충분하지 않다’를 오는 7월 28일 정식 출간할 수 있게 됐다.
켈리 판사는 이 사건이 퀸스 유언검인법원의 관할이 아니라며 각하 처분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메리와 트럼프 일가 사이에 맺은 비밀유지계약 준수 여부인데 퀸스 유언검인법원은 사망자의 유산과 관련한 논쟁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이 사안을 판단하기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로버트는 메리가 지난 2000년 친척을 상대로 할아버지 프레드 시니어의 유산을 둘러싼 소송을 제기한 뒤 합의하는 과정에서 가족 관계에 대한 내용을 출판해선 안 된다는 비밀유지 계약을 맺었는데 책의 출판은 이를 어긴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로버트 측은 다시 소송을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로버트의 변호사인 찰스 하워드는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 관할권이 있는) 뉴욕주 대법원에서 소송을 제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메리의 변호사 이어도어 부토리는 “법원은 트럼프 일가의 출간 금지 요청을 들어줄 근거가 없다는 것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짚었다”며 “이 재판으로 출간을 둘러싼 논란이 종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 측은 판결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난맥상을 헤집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 대한 법무부의 출판금지 신청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지난 23일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가 시작된 이 책은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랭킹 1위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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