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으로 최근 3년간 33%가량 오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저 인상률을 기록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9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72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보다 130원이 올랐다. 월급(209시간, 주휴시간 포함)으로 환산하면 182만2,480으로 올해보다 2만7,170원 인상된다. 인상률은 1.5%로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지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의 2.7%,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10년의 2.75%보다도 낮다.
노사 요구안을 모두 상정해 표결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공익위원 단일안을 놓고 찬반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적 위기와 불확실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며 “최저임금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을 때의 일자리 감축 효과는 노동자 생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소득주도 성장으로 최저임금의 파이 자체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권 교수는 “최저임금을 예전에는 야구공이라고 했다면 지금은 농구공”이라며 “1997년 인상액은 40원이고 내년은 130원으로 종합적으로 인상률 수준을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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