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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떠밀려...與 '朴의혹' 때늦은 사과

朴시장 사망 5일만에 사과했지만

이해찬 '피해 호소인' 3번 언급

이낙연 '피해 고소인' 5번 사용

朴성추행은 전적으로 인정 안해

통합당 "가해 돌림노래" 맹비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또 차기 유력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도 이날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에게 사과문을 내놓았다. 성추행 의혹을 질문한 기자에게 거친 표현까지 사용했던 이 대표가 공식 사과문을 내놓은 것은 박 전 시장의 사망 소식과 성추행 의혹이 알려진 후 5일 만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여론에 떠밀린 데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대표와 이 의원은 피해자를 향해 각각 ‘피해 호소인’과 ‘피해 고소자’라는 애매한 표현을 써 비판을 자초했다. ★관련기사 27면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리고 행정 공백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피해 호소인께서 겪으시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민주당 대표로서 다시 한 번 통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사과문에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세 번 사용하면서 피해자가 제기한 성추행을 전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앞서 민주당 소속 전체 여성 의원들도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과 ‘피해 호소 여성’으로 지칭한 바 있다.

이 의원의 사과문 역시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의 말씀을, 특히 피해를 하소연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절규를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사과하면서도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이 의원은 사과문에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한 번, 피해 고소인이라는 단어를 다섯 번 썼다.

민주당의 이 대표와 여성 의원 모임, 이 의원이 사용한 ‘피해 호소인’과 ‘피해 고소인’ 표현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이날 밝힌 입장문에서 사용한 ‘피해자’라는 표현과 궤를 달리한다.



참여연대는 이날 입장문에서 “피해자가 겪고 있을 고통에 공감하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피해자가 요구하는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피해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의 당사자를 피해자로 규정할 경우 박 전 시장이 가해자로 남게 되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표현을 동원한 반면 참여연대는 피해자로 규정한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맹폭을 가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피해자를 피해자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당, 왜인가”라면서 “피해자를 피해자라 부르고 싶지 않아 집단 창작을 시작했다. 희한한 말을 만들어 ‘가해’의 돌림노래를 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이 대표의 ‘피해 호소인’ 표현의 적절성을 따져 물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에게 “그 사과, 다시 하세요. ‘피해자’는 없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만 있는데, 왜 사과를 합니까”라고 물은 뒤 “사과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이지 ‘피해 호소인’에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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