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뷰] 세련됐다, 잘빠졌다, 매력적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사진=CJ엔터테인먼트




세련되게 잘 빠졌다. 캐릭터들은 구구절절 사연이 없어 더 매력적이다. 과잉 감정, 허세는 버리고 타격감과 스릴, 추격 등의 본질적 성질에 집중했다. 여기에 영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배우 황정민, 이정재의 조합까지.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일본 도쿄에서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낸 암살자 인남(황정민)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태국에서 충격적인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그 일이 자신과 관계된 사건임을 알게 된다. 이에 인남은 태국 방콕으로 떠나고, 인남으로 인해 형을 잃은 레이(이정재)는 무자비한 복수를 계획하며 인남을 턱밑까지 쫓아간다.

영화는 시종일관 냉철하고 건조한 톤을 유지한 채 장르적 매력을 속도감 있게 끌고 간다. 쫓고 쫓기는 극한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인남과 레이의 액션은 장르적 쾌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특히 ‘리얼 타격’을 내세운 액션 장면은 백미다. 빠른 템포와 몰아치는 액션으로 관객들의 눈을 스크린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스톱모션’ 촬영기법을 도입, 배우들이 실제 서로를 타격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아내 치밀한 액션 시퀀스를 완성했다.

‘추격 액션’이라는 장르물의 특성상 이야기 플롯 자체는 단순하다. 영화는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한다는 플롯을 따른다. 여기에 추격자가 하나 더 더해진 변주를 줬다. 오히려 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인남을 쫓는 잔혹한 살인마 레이는 처음에는 형을 죽인 이유로 복수를 하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 살인의 목적도 잊어버린다. ‘왜 이렇게까지 집착하느냐’는 질문에 레이는 답한다. ‘더 이상 이유는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 이는 레이의 집념과 광기에 의문을 갖는 관객들에게 내놓는 답변인 듯 싶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스크린 속 이국적 풍경도 관전 포인트다. 한국, 일본, 태국 3국을 넘나드는 글로벌 로케이션은 특유의 색감이 묻어나 영화의 분위기를 더한다. 일본이 차가운 느낌의 회색빛이라면, 한국은 묵직한 검은색, 태국은 다양한 색이 뒤섞인 빛을 띄며 다채로운 미장센을 보여준다. 이국적 풍경을 배경으로 한 속도감 있는 카체이싱과 총격전은 잡념이 사라지게끔 만든다.

배우들의 힘은 영화 전체를 압도한다. 레이를 연기하는 이정재는 동정심이라고는 일말의 여지조차 없는 무자비한 인물로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악랄함의 끝을 보여준다. 등장만으로도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하고, 살기 가득한 눈빛은 심장을 쫄깃하게 조여 온다.

황정민은 청부살인업자이자 딸로 인해 삶의 의미를 찾는 아버지 인남으로 변신했다. 감정의 변화가 크게 없는, 냉소적 캐릭터로 과잉된 감정을 보여주기보다 눈빛과 표정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한다. 인남의 태국 가이드 역할을 맡은 박정민(유이)는 파격적 변신을 시도했다. 숨 막히는 두 브라더의 추격전 속에서 유이는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한다. 자칫하면 과해질 수 있는 캐릭터를 감칠맛 나게 밸런스를 조절했다.

분명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해외 로케이션이 주는 이색적인 풍광, 리듬감 넘치는 액션신 등은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다만 15세 관람가 치고는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있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8월 5일 개봉.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