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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극 수놓는 연기 장인들

정동환·박상원 첫 1인 극 도전부터

송승환 9년만의 연극무대 복귀 주목

손숙은 경기도극단 창작 초연작 합류

가을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정동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송승환, 박상원, 손숙/사진=각 제작사




농익은 연기로 사랑받아온 중견 배우들이 잇따라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월만큼 켜켜이 쌓인 ‘연기 장인들의 내공’은 가을바람 타고 짙어지는 단풍처럼 관객의 감성을 시나브로 물들인다.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정동환

배우 정동환은 지난 22일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1969년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1인 극이다. 이 작품은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각색해 신과 인간 구원의 문제를 그려낸다. 정동환은 신처럼 되고 싶은 파우스트와 신이 사라진 자리를 대체하려는 메피스토펠레스, 냉소적 이성주의자 이반과 따뜻한 신앙심의 소유자인 동생 알료샤, 대심문관을 모두 혼자 연기한다. 상반된 입장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주요 캐릭터는 물론이요 극 중 등장하는 악령까지 연기하며 총 1인 6역을 소화해야 한다. 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스스로 “무덤을 파도 제대로 팠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신학·철학·인류사를 넘나드는 방대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찰나의 순간에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배우의 몰입에 105분의 공연 시작이 훌쩍 지나간다. 고요 속에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천천히 걷는 배우를 따라 젖은 망토가 바닥에 만들어내는 고뇌의 흔적, 조명과 영상이 빚어내는 미장센 등도 인상적이다. 11월 8일까지.

■콘트라바쓰, 박상원

박상원도 1인 극 도전 작인 ‘콘트라바쓰’로 내달 7~29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선다. ’고곤의 선물’ 이후 6년 만의 연극이다. ‘향수’, ‘좀머씨이야기’로 친숙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콘트라바쓰는 스스로 가둔 자신만의 공간에서 매일 투쟁하는 콘트라바쓰 연주자가 주인공이다. 박상원은 오케스트라 안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콘트라바쓰 연주자의 삶, 한 음악가의 조용한 투쟁을 통해 시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사랑을 그려낼 예정이다.



■더 드레서, 송승환

내달 18일 개막하는 ‘더 드레서’에서는 9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 송승환을 만나볼 수 있다. 한동안 ‘배우’ 보다는 ‘공연 제작자’ 타이틀로 만나왔던 그이기에 더욱 반가운 무대다. 내년 1월 3일까지 정동극장에서 선보일 ‘더 드레서’는 극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동명 희곡을 장유정 연출이 각색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겨울 영국의 지방 극장을 배경으로 인생 끄트머리에 다다른 노(老) 배우인 ‘선생님’, 그리고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한 드레서 ‘노먼’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인생의 회한과 관계, 주인공과 조연 등 삶에서 저마다 짊어진 역할 등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송승환은 ‘선생님’ 역을 맡았다. 아역 배우에서 출발해 배우이자 공연 제작자로서 장르를 넘나들며 사람들을 만나온 그에게 의미가 남다른 배역이다. 송승환은 최근 진행된 제작 발표회에서 “배우에 관해 다룬 작품이 많지 않기에 대본 처음 봤을 때 바로 우리들 이야기라는 게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 손숙

손숙도 오는 11월 19~20일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경기도극단의 창작 초연 신작인 이 작품은 일상을 흔드는 분노와 갈등의 틈새, 허물어진 시간의 경계에서 시위에 나선 딸을 찾아 헤매는 고위 공직자의 아내 성연을 통해 ‘존재는 사라져도 기억은 남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손숙은 성연이 마주치는 낯선 여자 ‘지하련’ 역을 맡아 성연으로 하여금 알 수 없는 불안과 초조,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경기도극단 한태숙이 연출을 맡아 역사와 시간의 격랑 속에 기억하지 못한 상처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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