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상에서 원산안면대교 교각을 들이받으며 22명의 사상자를 낸 어선 ‘푸른바다3호’는 시속 27∼33㎞(15∼18노트)로 빠르게 항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해경 등에 따르면 푸른바다3호 선장 A(42) 씨는 최초 조사에서 “15노트(시속 약 27㎞) 정도 속도로 항해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경이 선내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속도가 18노트(시속 약 33㎞)까지 찍힌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관계자는 “선장이 이른바 낚시 포인트 선점을 위해 동트기 전 어두운 상태에서 시속 27∼33㎞로 배를 몰다 교각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배가 사고 지점 해상을 지나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항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구조물이 있으면 일반적으로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량 아래를 통과할 때 지켜야 할 제한속도가 따로 있는지는 살피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9.77t급인 푸른바다3호 정원은 22명으로, 사고 당시 승선 초과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1명이 더 탔다가 출항 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출항 당시 파도 높이는 1m 정도였고 안개도 없어 기상이나 시정은 양호한 편이었다. 출항시간이나 선장 음주 상태에도 문제는 없는 것으로 해경은 확인했다
푸른바다3호는 이날 오전 4시 50분께 보령 오천항을 출발해 녹도 용섬으로 향해 가던 중 원산안면대교 1번 교각(영목항 기준)과 충돌했다. 이번 사고로 B(62)씨 등 40~60대 3명이 숨지고 다른 1명도 의식불명 상태로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또 다른 승선원 C(46)씨 등 3명은 중상, 선장 A 씨 등 15명은 경상을 입고 서산의료원과 예산종합병원 등 인근 병원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상자들은 각각 가족이나 지인 관계로, 주말 낚시를 위해 경기나 인천 등지에서 2∼4명 정도씩 짝을 이뤄 보령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선원은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크게 흔들렸다”고 밝혔다. 구조될 당시 승선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선박 운영업체 측은 ‘승선 낚시객 모두에 대해 보험 가입을 했다’는 취지로 해경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실제 보험 가입 여부를 살피는 한편 선장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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