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정부는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병상이 소진되는 시점은 2~3주 뒤로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했던 1주보다는 여유가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중환자 병상 현황과 관련해 “어제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발표한 ‘1주’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정확하게는 예상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가 계속 유지된다고 하면 2∼3주 이내에 중환자실이 부족하게 되는 문제를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중환자가 즉시 입원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전국에 총 115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 겸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남은 중환자 병상 25개는 최근 2주간 환자 발생 추이를 봤을 때 앞으로 1주 정도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손 반장은 이러한 병상 수 집계 차이에 대해 “어제 발표된 병상 수는 중환자의학회에 소속된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현재 수도권에서 즉시 가용 가능한 중환자실을 파악한 개수”라고 설명했다. 러면서 정부는 중환자의학회뿐 아니라 병원내 호흡기 내과 전문의, 일반 내과 전문의 등이 관리하는 중환자실 숫자까지 포함해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반장은 “이런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 어제도 전문가들과 협의기구를 만들어 논의하면서 설명했다”면서 “서로 파악하고 있는 중환자실 개수를 일치시키는 과정과 관련해 논의에 착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의료체계에 여력이 있다고 보면서도 중환자 증가에 대비해 병상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각 의료기관의 자율 신고로 운영하던 중증 환자 입원 가능 병상은 지난 9월부터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며,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 가운데 일부도 전담치료병상으로 지정한 상태다. 손 반장은 “충청권과 경남권의 9개 병상을 전담치료병상으로 추가 지정했다”며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병상을 배정하고, 확보한 중환자 병상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코로나19 확진자 폭발적 증가 상황에 대비해 ‘자가치료’ 또는 ‘재택치료’를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재택치료 또는 자가치료 형태의 치료에 대해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등 구체적인 지침과 관리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그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면서 “(자가치료 등은) 행정력이나 의료자원 투입이 최소화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가 적정하게 관리되고 격리되는지 체크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최대한 생활치료센터를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바람직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을 우선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 때는 재택 치료 등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382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n차 전파’의 고리를 타고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교도소와 관련해 지난 9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16명이 연이어 확진됐다. 누적 17명 가운데 교도관이 3명, 재소자가 8명, 가족이 4명, 지인이 2명이다. 경기 지인 여행모임 사례에서는 지난 21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10명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누적 11명 가운데 첫 환자(지표환자)를 포함해 가족이 3명, 여행 참석자가 8명이다. 경남 진주지역 이통장 제주 연수와 관련해선 전날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18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누적 19명 가운데 연수 참가자가 15명, 가족이 4명이다.
이날 경기 성남시에서는 비상근 자문위원 1명과 분당구 근무 공익요원 1명이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성남시청과 분당구청이 잇따라 폐쇄됐다. 은수미 성남시장 역시 자가격리 후 진단검사를 진행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동대문구 고등학교·마포구 홍대새교회와 관련해 접촉자 조사 중 15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이틀 만에 누적 확진자가 114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동대문구 고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 가족, 지인 등 11명이, 홍대새교회에서는 교인과 교인의 가족·지인·동료까지 총 10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서울 서초구 사우나 2번 사례에서는 방문자와 그 가족, 방문자의 동료 등 16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39명으로 증가했고, 같은 지역의 또 다른 사우나(서초구 사우나 1번) 누적 확진자도 71명으로 늘었다. 아울러 서울 서초구 종교시설과 관련해 접촉자 조사 중 13명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25명으로 늘었고, 서울 강서구 소재 병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39명이 됐다.
비수도권에서는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관련 확진자가 6명 늘어 총 39명이 됐고, 부산·울산 장구강습과 관련해선 23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47명으로 불어났다. 한편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전날에 이어 14%대를 유지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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