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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경심 아이폰엔 사모펀드 '최고' 54억 수익 메모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017년 8월 운용사 코링크PE의 사모펀드에 투자하면서 최고 54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계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심 법원은 이 메모 등을 근거로 정 교수 측이 코링크PE에 투입했던 자금 일부에 대해 대여금이 아니라 투자금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이 돈이 투자금이라 하더라도 정 교수 측에 코링크PE 횡령 혐의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2심 법정에서 횡령이 맞다는 주장을, 정 교수 측은 횡령 혐의가 안되며 애초에 대여금이라는 주장을 펼칠 전망이어서 다시금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블루코어 투자한 14억, 수익률 100% 적용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블루코어 1호 예상 수익’ 아이폰 메모. 정 교수는 이 메모를 지난해 7월24일 작성하고 같은 해 8월11일 최종 수정했다. ‘(심)’은 정 교수, ‘(보)’는 정 교수의 남동생 정모씨로 보인다./조권형기자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지난 23일 정 교수의 1심 판결에서 정 교수의 ‘블루코어 1호 예상 수익’ 아이폰 메모를 증거로 이같은 판단을 했다. 해당 메모는 정 교수가 지난 2017년 7월24일 작성하고 같은 해 8월11일 최종 수정한 것이다.

해당 메모에 따르면 정 교수 일가가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에 출자한 14억원은 향후 28억원으로 100% 증가한다고 계산했다. 블루코어에는 지난 2017년 7월31일 정 교수 가족 돈 10억5,000만원과 정 교수의 남동생 정모씨 가족 돈 3억5,000만원이 투자됐었다.

정 교수는 이렇게 100% 수익률을 거둔 28억원에 추가로 12억원을 더해 재투자한다고 계산했다. 즉 재투자 금액은 총 40억원이다. 이는 앞서 정 교수 일가가 코링크PE 실운영자인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2015년 12월, 2017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건넸던 10억원에 2억원을 더한 돈이라고 법원은 판결문에서 덧붙였다.

재투자한 40억, '최고' 수익률은 다시 100%




재투자금 40억원에 대해선 투자 예상 수익이 ‘최고’와 ‘최저’ 두 가지로 나뉜다. ‘최고’의 경우에는 수익률 100%를 적용해 80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최저’일 때는 수익률 50%를 적용하며 60억원으로 증가한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러한 증가가 자동차부품회사 익성과 W사의 인수합병(M&A)과 주식스왑 등으로 이루어진다고 덧붙였다. 익성은 조씨가 코링크PE를 운영하며 협업한 회사이며, W사는 블루코어의 자금이 투자된 회사다.

‘최고’ 시나리오만 따지면 정 교수 일가의 수익은 54억원이다. 이는 80억원에서 블루코어에 투자한 14억원과 추가 투자한 12억원을 제외한 돈이다.

정 교수의 메모에선 최종 순이익도 계산됐다. 먼저 54억원에서 코링크PE 몫 20%를 제외하고 43억2,000만원이 남는다. 여기서 세금 22%를 추가로 뺀다. 결과적으로 33억6,960만원의 순이익이 손에 떨어진다. 원금 26억원 포함 59억6,960만원을 회수하는 것. 최종 순이익률은 130%다.



‘최저’ 시나리오의 경우엔 순이익은 21억2,160만원, 순이익률은 81.6%이다.

메모 작성 전인 7월12일, 조씨에게 계획 들어


지난 2017년7월31일 발행된 정경심 교수의 코링크PE 블루코어 펀드 출자증서./서울경제DB


법원은 정 교수가 이 메모가 작성되기 전인 지난 2017년 7월12일 조씨로부터 블루펀드가 익성 관계사인 W사를 유상증자 형태로 인수하고, W사가 익성의 배터리 사업에 낮은 주식 가치로 투자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봤다.

당시 조씨는 정 교수를 만나 “펀드에 정경심 이하 자녀 2분이 총액 7억 이상으로 맞추어 100억 규모 펀드 설정 → 익성 관계사인 W사 인수(유상증자 형태) → W사에서 익성 배터리 사업쪽으로 낮은 주식 가치로 투자 구조”라며 “회수 절차는 W사의 자체적 영업 + 배터리사업쪽에 납품 계약을 맺는 부분에서 가치를 높여서 원금 안정성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 일가는 그 이후인 지난 2017년 7월25일 블루코어 펀드의 출자좌수를 인수한다. 그리고 같은 달 31일 총 14억원 출자를 완료한다.

다만 이후 투자 시나리오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메모에는 블루코어 14억원 투자와 이후 40억원 재투자에 대해 각각 투자 기간이 얼마인지 따로 표시되지 않았다. 또 정 교수는 블루코어에 14억원을 투자한 지 1년여 후인 2018년 8월, 아파트 정비사업비 등 집안 재정을 고려해 코링크PE에 투입한 10억원은 조씨로부터 반환받았다고 한다. 이 10억원은 지난해 8월 정 교수 가족이 블루코어에 투자한 사실이 공론화 될 때까지도 코링크PE 측으로 재투자 되지 않았다.

법원, 메모 등으로 '투자금' 판단…정 교수는 '대여금' 고수

법원은 이 메모를 2017년 2월 정 교수 측이 코링크PE에 지급한 5억원이 투자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법원은 정 교수가 2015년 12월과 2017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한 10억원에 대해 “코링크PE의 사업성과에 따라 위 10억원이 최소 50%, 최대 100% 증가하는 것을 전제로 자신이 취득할 수 있는 예상수익을 계산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조범동으로부터 2016년 9월 제안받은 것과 동일하게 고정수익률 보장 및 코링크PE와의 동반성장이라는 제안을 받고 (2017년 2월에) 코링크PE에 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법원은 이보다 앞서 2015년 12월 정 교수 측이 조씨에게 건넨 5억원도 투자금이 맞다고 봤다. 정 교수는 재판에서 10억원 전부 조씨에게 대여해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앞서 조씨에 대한 1심 재판부가 해당 10억원을 대여금이라고 판단한 것과도 배치된다. 따라서 정 교수 측은 2심에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원은 정 교수 측이 10억원에 대한 이자를 허위컨설팅 수수료 형태로 받음으로써 조씨의 코링크PE에 대한 횡령에 공모했다는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정 교수 측이 조씨에게 2차로 지급한 5억원에 대한 이자의 경우 조씨에게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본지는 정 교수 측 변호인에게 이런 법원의 메모 해석과 판단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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