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누적 접종자는 78만6,000명에 달한다.
보건부는 지난 29일 하루에 15만2,000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며 이번 주말까지 하루에 15만명씩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율리 에델스타인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트위터에 “작업한지 11일이 되지 않았는데 거의 80만명이 백신을 맞았다”며 “어렵고 중요한 일을 해낸 의료진이 고맙다”고 적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세계 챔피언이라며 “우리가 전염병에서 가장 먼저 탈출해 경제를 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일부터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 같은 백신 접종 속도는 독보적이다. 이스라엘 중앙통계청(CBS)이 지난 9월 발표한 추정 인구가 924만6,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인구의 8.5%가 백신을 맞은 셈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이 마치 전쟁하는 것처럼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며 인구당 백신 접종률이 1%대인 영국을 크게 앞섰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트위터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스라엘의 인구당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3%대 초반인 2위 바레인과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부 접종자들은 부작용을 보이기도 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접종을 시작한 뒤 접종자 1,000명당 1명이 현기증과 열 등 가벼운 부작용을 경험했다. 백신을 접종한 노인이 몇 시간 만에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28일에는 이스라엘 북부 베트셰안에 사는 75세 남성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약 2시간 만에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으며, 29일에는 예루살렘에서 88세 남성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몇 시간 뒤 사망했다. 이들은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사인과 코로나19 백신의 직접적 연관성은 규명되지 않았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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