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대화 재개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태도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비해 눈에 띄게 유화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양제츠 외교 담당 공산당 정치국원을 워싱턴DC에 보내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고위급 인사와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 정치국원의 방미 추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지난해 12월 시 주석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달한 후 중국이 추이톈카이 주미 대사 명의로 미국 측에 서한을 보내 고위급 인사의 회동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은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기존 쟁점이었던 무역 문제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 방역 등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주요 관심사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고위급 회담이 성사되면 코로나19 백신 증명 프로토콜에 관해 협력할 것을 제안할 방침이다.
다만 중국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고위급 회담을 타진했으나 아직 바이든 외교안보팀에 공식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막바지 대중 공세로 미중 관계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한데다 아직 바이든 외교안보팀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손을 덥석 잡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미국이 백신과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경우 효과 논란에 휩싸인 중국 백신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무역 문제는 더욱더 미국 내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중국 측도 WSJ의 보도를 일단 부정하고 나섰다. 서한을 보낸 당사자로 지목된 주미 중국대사관은 23일 성명을 통해 “중국 측은 보도에 언급된 어떠한 서한도 작성한 바 없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다만 중국 내 전체 분위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SCMP는 “중국은 경제 재건을 위해 미국과의 긴장이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고위 관료들은 안정적인 양국 관계에 대한 희망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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