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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이지젯





“청바지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비행하세요.” 1995년 11월 영국의 한 항공사가 창업 후 첫 비행으로 런던 부근 루턴에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가는 항공권을 청바지 가격에 팔겠다고 광고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리바이스 청바지의 가격은 29.99파운드로 4만 7,000원 정도. 25년간 영국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지난해 말 이 항공사의 같은 구간 요금은 오히려 더 싸졌다고 한다. 이 회사가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이지젯(Easy Jet)이다.

이지젯은 그리스계 영국인 스텔리오스 하지이오아누가 28세에 설립한 회사다. 성공 비결은 물 한 방울도 공짜로 주지 않는 지독한 저가 전략에 있었다. 기내식을 없애고 인터넷과 전화로만 예약을 받았다. 또 착륙 30분 이내에 다시 이륙하도록 회전율을 높였고 티켓 없이 예약 번호와 신분증으로만 탑승하게 했다. 이지젯은 항공사로 성공하자 자매 회사들을 잇달아 만들며 거침없이 확장에 나섰다. 이지카(렌터카)·이지크루즈(크루즈 여행)·이지버스(공항버스)·이지호텔(저가 호텔)·이지피자(피자) 등이 만들어졌다. 계열 저가 항공사를 포함한 보유 항공기의 총 대수는 300대, 취항지는 230곳이 넘는다. 연 매출액은 2019년 9월 말 기준 10조 원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 회계연도에는 창립 25년 만에 처음으로 약 1조 8,600억 원의 세전 손실을 내는 등 코로나19 위기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6월 중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봉쇄 해제 4단계 계획을 22일 발표했다. 이에 이지젯의 영국 내 항공권 예약이 수 시간 동안 330% 폭증했다. 휴일 패키지 항공권 예약 증가율은 630%에 달했다. 올여름에는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민들이 보복 소비에 나선 듯하다. 그리스·이스라엘·덴마크·스웨덴·스페인·포르투갈·홍콩 등이 ‘백신 여권’ 도입을 검토하면서 관광 산업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에서도 26일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세계적인 일상 회복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도 백신 접종이 안전하면서도 늦지 않게 이뤄지도록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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