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수술을 한 경우 1개월 안에 통증이 호전되는 효과를 보였으나 장기적으로는 비수술적 치료 효과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천기·김기정·박윤관·김치헌·최윤희 교수팀이 수술 의뢰된 환자 128명을 수술군(57명)과 비수술군(71명)으로 나눠 통증과 삶의 질 관점에서 전향적으로 추적관찰한 결과다.
그 결과 수술을 받은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와 비교해 1개월 내로 빠르게 요통과 하지통증이 호전됐다. 하지만 2년 정도 경과를 관찰했더니 비수술적 치료 이후에도 증상은 점진적으로 호전돼 수술과 치료 효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 삶의 질도 비슷한 정도로 향상됐다.
연구팀은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과 삶의 질이 호전될 수 있지만 더딘 통증 호전으로 인한 경제활동·일상생활 제한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삶의 질 저하 문제를 치료방법 결정 시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천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을 권유받은 추간판탈출증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의 실제 결과를 분석한 연구라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며 “수술이 고려된 환자가 비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는 경우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으나 마비가 동반되거나 심한 추간판 탈출증 등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어 꼭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에 개재 확정됐다.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지원으로 서울대·분당서울대병원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진행됐다.
추간판탈출증은 추간판이 돌출돼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 요통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요통·다리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증상 지속기간, 통증 강도, 신경학적 장애 등을 고려해 수술 또는 비수술적 치료를 한다. 비수술적 치료는 운동·약물·물리치료 등이다. 수술은 6주 동안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는 참기 힘든 통증이 있거나, 하지 마비가 초래돼 호전되지 않거나 진행되는 경우 등에 한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