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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동남아 무예 정신 불어넣어 디즈니 최강 공주 만들었죠"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최영재 애니메이터 인터뷰

현지 무술·음식·전설·의상 등

전문가 자문 받아 사실성 높여

뮬란·메리다·모아나·엘사 이어

운명 개척하는 '걸 크러시' 표현

디즈니 신작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스틸컷./사진제공=디즈니




화려한 보석 왕관 대신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는 챙 넓은 모자를 쓰고, 꽉 죄는 드레스 대신 거친 모래 바람을 막아주는 망토를 둘렀다. 적과 마주치면 곧바로 칼을 빼 들고, 추격전이 벌어지면 담대함과 날렵함으로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한다.

오는 4일 개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주인공, 라야의 모습이다. 나약하고 소극적인 과거 여성상을 깨부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여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온 디즈니가 이번 신작에서 역대 최강 공주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야기 배경 선택도 신선하다.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한 번도 제대로 다뤄진 적 없는 동남아시아가 신작의 주요 무대다. 캐릭터들은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어 먹는 대신 태국 전통 수프 ‘똠얌꿍’을 떠먹고, 태국의 ‘무에타이’나 말레이시아의 ‘펜칵 실랏’을 떠올리게 하는 무예 실력을 보여준다. 할리우드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종종 주인공의 이동 경로 중 한 곳 정도로 등장하곤 했던 동남아가 작품의 정 중앙에 놓인 것이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작품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한국 관객들에게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해주기 위해 제작에 참여한 최영재 애니메이터가 개봉에 앞서 한국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영재 애니메이터./사진제공=디즈니


픽사를 거쳐 디즈니에서 14년 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최 애니메이터는 그간 겨울왕국, 모아나, 주토피아, 주먹왕 랄프, 라푼젤, 볼트 등의 대형 히트작에 참여했다. 캐릭터의 근육과 관절 조절을 통해 감정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최 애니메이터는 먼저 주인공 라야에 대해 “거친 환경에서 자란 캐릭터로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자기 영역을 떠나 떠돌아 다니며 외롭게 살았다”며 “파워 면에선 겨울왕국 엘사를 넘을 수 없겠지만 무술 실력으로 보면 역대 디즈니 공주 중 가장 뛰어난 전사”라고 설명했다. 뮬란, 메리다, 모아나, 엘사의 ‘걸 크러시’ 캐릭터 계보를 잇지만 이들보다 더 강한 캐릭터라는 설명이다.

또 그는 “현지 무술을 하는 분들이 스튜디오에서 직접 와서 보여준 몸 동작을 카메라에 담은 후 최대한 실제 상황에 맞게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현지 문화와 정서를 사실적으로 담으려 애썼다”고 전했다.







최 애니메이터는 디즈니 제작팀이 리서치 여행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애니메이터는 “제작진들은 라오스와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 현지 전문가 등과 협력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며 “정서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올바른 표현을 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 최 애니메이터의 설명처럼 본격적인 영화 제작에 앞서 인류학자, 건축가, 댄서, 언어학자, 음악가 등 동남아 지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구성됐고, 이들의 도움으로 영화의 사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라야의 이동수단이자 친구인 툭툭과 ‘시수’로 불리는 용 역시 동남아 각지의 문화와 설화, 전설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각본을 쓴 아델 림과 퀴 응우옌, 목소리 연기를 맡은 켈리 마리 트란, 아콰피나, 산드라 오, 대니얼 대 킴, 젬마 찬 등도 모두 아시아계다.

최 애니메이터는 이번 작품이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도 완성도 있게 만들어졌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애니메이터는 “제가 맡은 부분의 경우 100% 재택 근무로 진행됐다”며 “(직원 각자의 결과물이) 디즈니 파이프라인 하나에 결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지만 동료들과 함께 컴퓨터를 보면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없는 점이 아쉬웠고, 집에서 야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의 메시지는 ‘신뢰와 공생’이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을 연상하게 합니다. 관객을 포함해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한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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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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