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범석 쿠팡 의장이 혁신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핵심은 아니지만 차등의결권이 뉴욕행을 선택한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이며 이른 시일 내 인수합병(M&A)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의장은 11일(현지 시간) 뉴욕특파원단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신규 조달 자금으로 글로벌 경쟁자들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격적으로 투자 혁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국 배송망 확충을 위한 물류센터 확대에 투자를 많이 할 생각”이라며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한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또 당분간 국내 영업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동남아와 미국 등) 해외 진출 꿈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국내시장과 고객을 위해 해야 할 것이 많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의 상거래(커머스) 시장 규모는 530조 원으로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작지 않다는 것이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우리는) 문화적인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저희가 모든 M&A에 대해 문을 닫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단히 많은 분석과 고민을 통해서 옳다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안 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증시 상장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차등의결권 부분에 관해서는 “상장의 가장 큰 목표는 자금 조달이며 세계적인 회사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뉴욕으로 와 자본 조달을 한다. 그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저희가 (차등의결권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의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차등의결권이란 보유 주식 이상의 의결권을 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흑자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적자가 아니라 투자였다고 생각한다”며 “적자 탈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속적으로 투자한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큰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총괄 대표는 “모든 근로자의 안전과 근로조건이 매우 중요한 가치”라며 “업계 최초로 주 5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으며 배송 기사를 대상으로 4대 보험을 해줬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했다.
이날 김 의장은 미 경제 방송 CNBC에 “한국인들의 창의성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우리(쿠팡)가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의 작은 일부가 된 것이 너무나 흥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강 대표는 “뉴욕증권거래소 역사가 200년이 넘는데 이곳에 태극기가 게양된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며 뿌듯해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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