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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노바디' 존윅도 데드풀도 다 있다…이 아저씨 흥미로운데?





밥먹고 버스타고 일하고 퇴근하고 밥먹고 자고, 쓰레기차 오는 타이밍 놓치고 밥먹고 버스타고 일하고 퇴근하고 밥먹고 자고.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 지루한 허치(밥 오덴커크)는 하품할 시간도 없이 그날 저녁도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였다. 현관문이 달각거리는 소리에 잠을 깬 그는 이내 집 안에 강도가 들어왔음을 예감한다. 골프채를 쥐고 복면을 쓴 강도에게 거의 다다른 순간 눈 앞에 총구가 나타난다. 쌈짓돈에 시계까지 털렸지만, 그래도 가족 모두 큰 탈은 없었으니 다행이다. 자신을 겁쟁이라고 말하는 듯한 가족과 이웃의 멸시도 괜찮다. 별 일 없이 평범하게 그렇게 버티면 된다.

꾹 참고 또 참아도 생각나는데 그래도 참아보려고 애쓰던 다음날 저녁, 딸이 말한다. “아빠 내 야옹이 필찌가 없어졌어.” 아 이건 못참지.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지금부터 시작이다.

‘존 윅’ 시리즈의 작가 데릭 콜스타드가 쓰고 ‘데드풀2’,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감독이자 ‘존 윅’ 시리즈의 제작자 데이빗 레이치가 만든 ‘노바디’는 이들 두 편의 영화를 절묘하게 엮어놓은 듯한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다.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되는 전직을 가진 평범한 가장 허치가 딱 한번 분노를 참지 못해 벌어진 사건, 그리고 점점 더 커지는 스케일, 결국엔 터져버리는 ‘노필터 액션’까지. 콜라 한잔 옆에 놓고 시원시원하게 즐기기 딱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허치의 적은 동네 양아치를 시작으로 진짜 건드리면 골치 아파지는 조직까지 연결된다. 이를 눈치챈 그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단계적으로 액션의 강도를 올린다. 주먹과 칼로 시작된 액션은 카체이싱, 총격, 폭발까지 액션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건 다 보여준다.





액션이 ‘존 윅’과 유사하다면 유머 코드는 두말 할 것 없이 데드풀이다. 피와 살점이 날아다니고 총알이 여기저기 튀는 순간에도 너무나 태연히 이야기를 주고받고, 아재개그를 하는 허치와 패밀리의 모습은 액션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분 좋은 찌릿한 느낌’ 그걸 확실히 준다.

주인공 허치를 연기한 밥 오덴커크는 1987년 미국 ‘SNL’의 작가 출신 배우다. 여러편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으나 아직 국내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면이 ‘비밀을 숨기고 평범하게 가정을 꾸려 살아가고 있는’ 허치를 표현하기에는 딱이다. 진짜 소심한 동네 아저씨에서 화나면 무서운 반전 있는 사나이까지. 공을 많이 들인 연기가 인상적이다.

거대해 보이는 세계관, 알 수 없는 주인공의 전직. ‘노바디’는 작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존 윅’과 같이 시즌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여러 부분 보여주고 있다. 58세인 밥 오덴커크의 나이를 생각하면 긴가민가 하지만, 그래서 더 알쏭달쏭하다.

‘존 윅’의 팬도, ‘데드풀’의 팬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나올 수 있는 작품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다른 이야기를 짜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4월 7일 개봉.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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