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산비례벌금제' 제안 관련, "기본소득이 공정하지 않다고 고백한 것"이라고 지적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발언을 두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공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이 과연 누굴까"라고 유 전 의원을 정조준했다.
용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빈곤층 선별복지만 복지의 전부라 믿으니, 유 전 의원이 기본소득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며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용 의원은 "기본소득은 토지나 천연자원 등 사회가 공유한 부로부터 각자 동등한 몫을 나눠 가지자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모두의 것을 모두가 동등하게 나누자는데, 그것이 공정하지 않으면 무엇이 공정한가?"라고 물었다.
용 의원은 또한 "기본소득을 주면 가난한 사람이 더 혜택을 본다"며 "기본소득을 준 다음 세금을 누진·차등적으로 거두면, 유 전 의원님 말씀처럼 결과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더 두텁게 받는 차등분배 효과를 달성한다. 그런데 기본소득을 주면 혜택을 받는 중산층이 증세를 지지하게 되므로, 선별복지보다 파이가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용 의원은 "이처럼 기본소득은 원리로도 공정하고 효과로도 공정하다"면서 "망치를 들면 보이는 것이 다 못이라고, 선별이 분배의 전부라고 믿으면 보편은 다 틀렸다고 보게 된다"고 거듭 유 전 의원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여기에 덧붙여 용 의원은 "저도 발표자로 참여한 '기본소득 국제컨퍼런스'에서 두 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포함한 세계 석학들이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했다"면서 "망치를 좀 내려놓으시고, 찬찬히 기본소득을 부르는 시대의 소리를 들어보시기 바란다"고 비판이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유 전 의원은 비례벌금과 기본소득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이 지사를 직접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지사가 '재산비례벌금제' 도입을 주장했다. 똑같은 죄를 짓더라도 재산에 따라 벌금에 차등을 두는 것이 '공정벌금'이라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왜 기본소득은 똑같이 나눠주나. 이것만 보더라도 이 지사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그러니 기본소득은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이 지사의 공정벌금은 본인의 기본소득이 공정하지 않다는 고백"이라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tyxx@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