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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실용 앞세워 정책 대수술…숨가빴던 '오세훈의 한 달'

◆취임후 정책 성과 살펴보니

무리한 '전임 시장 지우기' 않고

조직·사업 연속성 가급적 존중

'상생 방역'·재건축 활성화 속도

유연한 정책으로 정부와 차별화

與 장악 의회·區와 협업이 관건

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38대 서울시장 온라인 취임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지난 4월 7일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1년 3개월 임기의 ‘반짝 시장'이라는 세간의 우려에도 안정·합리·실용의 시정 철학을 앞세워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가격 안정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정책 추진에 속도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여러 대안을 제시하면서 화려하게 서울시에 복귀했지만 내년 6월까지라는 임기 안에 여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자치구를 상대로 얼마나 협업을 이뤄내느냐가 오 시장의 리더십을 보여줄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한 달 간 주요 현안에 대한 브리핑, 현장 방문, 주요 단체들과의 간담회를 수시로 진행하며 통해 시정 철학과 정책 방향을 드러냈다. 취임 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차별화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안정적인 시정 운영이 최우선이라는 기조 안래 전임 시장의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의 이러한 원칙은 인사에서 나타났다. 그는 취임 이후 조인동 행정1부시장, 류훈 행정2부시장, 정상훈 비서실장 등 기존 서울시 간부들을 모두 고위직으로 승진 발탁했다. 전임 시장의 시정 철학에 따라 만들어진 대표적인 조직인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은 시민협력국으로 통합해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정책에서도 지난달 27일 "가능한 한 행정의 연속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면서 전임 시장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결정해 시정의 안정적인 운영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박 전 시장 재임 기간인 2019년 사업 추진이 결정됐고 서정협 당시 시장 권한대행 체제였던 지난해 11월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가 이미 상당히 진행됐고 공사를 취소하면 더 많은 예산 낭비가 우려됐다는 점에서 오 시장의 결정은 실리를 최대한 중시하되 시민 여론까지 두루 수렴한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전임 시장 시기의 잘못에 대해서도 본인이 직접 전면에 나서는 용단을 내렸다.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직접 만났고 이후 서울시장으로서 공식 사과했다. 과거 시장직 사퇴의 결정적 계기였던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에서 제안한 유치원 무상급식 전면 추진 방안을 수용하고 어린이집 무상급식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지속 추진 결정과 함께 시의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오 시장이 취임 초기부터 주력해 온 분야는 코로나19와 부동산이 꼽힌다. 정부 정책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률적인 영업 규제에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상생 방역’을 위해 업종별 특성에 따라 영업 제한 시간을 차등화하는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마련을 추진 중이다.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시행을 뒷받침할 자가검사키트 도입은 정부·서울시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콜센터, 물류센터, 기숙학교 시범 도입을 앞두게 됐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정부에 공시지가 산정 문제 개선과 함께 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위한 안전진단 기준 개선을 건의했다. 그러면서 시장 과열 현상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역으로 꼽히는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부 정책과의 차별화 행보가 방역 현장 및 부동산 시장에 혼선을 일부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관건은 짧은 임기에도 오 시장이 계획대로 공약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서울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다. 이를 위해 오 시장은 지난달 19일 1인가구 특별대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지난 3일에는 '글로벌 경쟁력 초일류 도시'를 목표로 민간위원 40명이 참여하는 '서울비전 2030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 오 시장을 선택한 지지층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누적된 문제들을 개선할 구체적인 성과 창출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취임 후 한 달 동안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을 들였던 코로나19 방역과 재건축 규제 완화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면 이 부분에서 얼마나 성과를 냈느냐가 재선 여부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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