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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도 ‘신토불이’... 맥아, 홉, 효모 등 국산 재료 뜬다

발효에 필수적인 맥주 효모도 국산으로 대체될 수 있는 통로

‘KIBEX 2021’에서 국산 맥아 맥주, 토종 효모 등 공개





100% 국산 재료로 만든 맥주의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맥아, 홉, 효모 등 맥주의 주요 재료는 수입에 의존해왔다. 상업용 맥주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국산 맥주 재료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산 맥주 재료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맥주 업계가 국산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맥아로 만든 수제맥주가 오는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 맥주산업 전문 전시회인 ‘제3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OREA INTERNATIONAL BEER EXPO(KIBEX) 2021)’에서 공개된다.

맥아는 보리나 밀 등 곡물을 알코올 발효되기 용이한 상태로 가공한 것으로, 지금까지 국내 맥주 업계에서는 대부분 수입산 맥아를 사용했다. 국산 보리를 맥아로 가공해 외부에 판매하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군산시농업기술센터가 국내 최초의 상업 맥아 제조 시설(연간 250톤 규모)을 구축하고 군산 지역에서 재배되는 광맥, 다이안, 흑호 등 보리 품종을 가공한 맥아 완제품(군산 맥아)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KIBEX 2021에서는 한국수제맥주협회 소속 7개 양조장이 이 군산 맥아로 만든 다양한 맥주를 선보인다. 크래프트루트(속초), 버드나무브루어리(강릉), 인천맥주(인천), 갈매기브루잉(부산), 트레비어(울산), 화수브루어리(울산), 비어바나(서울) 등 전국의 양조장이 참여해 스타우트, 페일에일, 인디아페일에일(IPA), 라거 등 여러 맥주를 생산함으로써 국산 맥아의 활용 가능성을 탐색할 예정이다.



발효에 필수적인 맥주 효모 역시 국산으로 대체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 현재까지 수제맥주 업계에서 쓰이는 맥주 효모는 맥아와 마찬가지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월 효모 전문기업 바이오크래프트가 창업함으로써 맥주 기업들이 국산 효모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바이오크래프트에서는 누룩, 과일 등 자연에서 토종 효모를 발굴해 선별함으로써 맥주 양조에 최적화된 다양한 효모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발효전문가, 양조사 등 인력들이 전문 분석 장비를 활용해 효모의 품질을 관리하고, 생산된 맥주 제품의 품질 관리를 위한 분석 서비스도 제공한다.

맥주 효모를 직접 분리해 생산하는 유일한 국내 기업인 바이오크래프트 역시 KIBEX 2021에 참가해 국산 효모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맥주에 향과 쓴맛을 부여하는 재료인 홉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재배되고 있다. 강원 홍천군은 국산 홉 보급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홍천에서는 대단위 농장에서 홉을 재배해 맥주 기업에 납품했지만, 농산물 수입 개방으로 수입산 홉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사라졌다. 홍천군은 과거 재배되던 홉 종자를 발견해 농가에 보급 가능할 정도로 번식시키는 데 성공하고 상표도 출원했다. 앞으로 홉 재배 면적을 늘리고 지역 맥주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맥주 양조까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홍천군뿐만 아니라 충북 제천과 전북 부안 등지에서도 홉이 재배되고 맥주로도 생산되고 있다. 수입산 홉은 대부분 말려서 압축한 펠릿(pellet) 형태로 유통되지만 국산 홉은 생홉 그대로 맥주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열린 KIBEX2020에서 맥주 산업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KIBEX 2021 공동 주최사인 비어포스트의 이인기 대표는 “최근 국산 재료만으로도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100% 국산 재료 맥주 생산 가능성을 KIBEX 2021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KIBEX 2021은 국산 재료 맥주 시대를 선도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양조장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편의점 유통을 할 수 있는 규모와 자본을 갖춘 소수 양조장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성장하고 있지만, 150여개에 이르는 중소 규모 양조장들은 펍, 레스토랑 등 생맥주 유통 경로가 막혀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KIBEX 2021 주최 측은 중소 양조장들이 효과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였던 행사 장소를 삼성동 코엑스로 옮겨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비즈니스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발걸음까지 확실하게 붙잡을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또 숙박 및 외식산업 전문 전시인 ‘호텔쇼(2021 대한민국 숙박산업 대전)’와 동시 개최함으로써 호텔, 레스토랑, 식음료(F&B) 기업 등 광범위한 바이어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해 중소 양조장들의 판로 개척에 힘을 더했다.

KIBEX 2021 공동 주최사인 GMEG의 이해정 대표는 “온오프라인 마케팅,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지원하고 현장에 인플루언서를 초청하는 등 박람회가 국내 중소 양조장 살리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행사 기간 진행되는 해외 바이어와의 온라인 미팅, 온라인 수출 상담회 등도 중소 양조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IBEX는 맥주 재료부터 양조 설비, 유통, 교육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맥주 산업 밸류체인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유일 맥주 산업 전문 전시회로 맥주 콘텐츠 전문회사 비어포스트와 전시 컨벤션 기업인 GMEG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제맥주협회, 한국인플루언서경제산업협회 등이 후원한다. 또 글로벌 맥주 재료 기업 퍼멘티스(Fermentis)가 행사 스폰서로 참여한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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