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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그는 왜 현금없는 은행을 털러 갔을까

■ 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다산책방 펴냄





은행에 권총 강도가 침입했다. 자전거 도둑조차 없는 평화로운 소도시, 하필 새해 이틀 전 날이었다. 강도가 요구한 것은 우리 돈 약 88만 원인 6,500크로나. 어설픈 강도를 향해 은행원이 소리친다. “당신 장난이에요, 뭐예요?” 이어 “여긴 현금 없는 은행인데, 진짜로 현금 없는 은행을 털 생각이에요? 바보예요?”라고 쏘아붙였다. 후회와 당혹감에 머릿속이 복잡해진 강도는 신고하겠다는 은행원의 말에 도망쳤고, 옆 아파트 오픈하우스로 달아나 졸지에 아파트 구경하러 온 8명을 인질로 잡은 인질범이 된다. ‘오베라는 남자’로 단번에 세계적 스타작가된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소설 ‘불안한 사람들’은 이렇게 시작되지만 결코 은행강도나 인질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능수능란한 저자는 이 같은 사건으로 독자를 유인했을 뿐 실상은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정상인 척, 제법 교양 있는 척, 뭔지 아는 척”하며 어른이 되고자 애쓰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피식 웃게 만드는 대목이 많다. 살아갈수록 오해와 거짓말이 늘어가지만 그조차 잘해보려 애쓴 몸부림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픈 마음이 클수록 때로 더 바보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이따금 그런 실수가 인생을 아름다운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통찰력 있는 작가의 따뜻한 속삭임이다. 1만5,800원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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