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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 LVMH 회장 '세계 부자 1위'…빅테크 위에 올라선 '패션왕'

글로벌 보복소비에 매출 수직상승

곧바로 베이조스에 왕위 내줬지만

주가 상승세에 엎치락뒤치락 전망

/EPA연합뉴스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제치고 명실공히 세계 최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그간 아마존과 테슬라,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테크 기업 창업자가 장악하던 1위 자리를 유럽의 패션 재벌이 차지할 기세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보복 소비로 LVMH의 주가가 무섭게 뛰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 시간) 포브스는 프랑스 패션계의 거물인 아르노 회장이 이날 오전 기준 순자산 1,863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760억 달러에 달했던 아르노 회장의 자산은 불과 14개월 만에 145%나 증가했다. 이날 보도가 나간 후 아마존의 주가 상승으로 아르노 회장은 하루 만에 1위 자리에서 밀려났지만 워낙 기세가 강해 베이조스와 당분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실 LVMH의 매출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447억 유로로 급감할 만큼 좋지 않았다. 하지만 회복은 빨랐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지난해 10월 주가는 다시 430유로 선을 터치했고 12월에는 500유로를 넘겼다. 이후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이날 주가는 사상 최고가인 637.5유로에 마감했다.

백신에 힘입어 코로나19 봉쇄령이 완화되고 보복 소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LVMH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106억 유로) 대비 32%나 증가한 140억 유로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2~4분기 매출도 각각 67%, 17%, 23% 상승하며 올 한 해 매출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591억 유로, 내년에는 649억 유로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브스는 미국인들이 독점하던 1위 자리를 놓고 유럽인인 아르노 회장이 경쟁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억만장자 리스트는 대부분 미국인들로 채워졌는데 그중에서도 1위는 베이조스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MS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 미국인이었다. 독일의 체인형 슈퍼마켓 알디의 창업자 카를 알브레히트가 과거 억만장자 10위권에 들었지만 1위는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 2017년 패션 브랜드 자라의 창업자인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가 당시 1위였던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적이 있지만 그도 단기에 그쳤다. 이 밖에 2010년 멕시코의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1위 자리에 올랐으나 곧 2위로 밀려났고 현재 14위에 머물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2005년 10위 안에 들었으며 2018년부터는 5위권을 차지했고 2019년부터는 3위에 올랐다.

아르노 회장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9년 12월에도 잠시 동안 베이조스 창업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한 적이 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아르노 회장은 아마존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31% 상승 마감하면서 베이조스에게 1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현재 베이조스 창업자의 재산은 1,882억 달러, 아르노 회장은 1,873억 달러로 평가된다. 올해 1월 테슬라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1위 자리에 올랐던 머스크는 3위(1,525억 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외신들은 아르노 회장이 1위에 재등극하더라도 의외는 아니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와 달리 명품 시장 전반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수혜까지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과 봉쇄령의 영향으로 상승했던 아마존 등의 테크주가 올 들어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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