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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속 벼락에…중국서 소 42마리 한순간에 '떼죽음'

농민도 벼락맞고 기절…생명엔 지장 없어

농가 측 피해액 5,000만원 이상으로 추정

벼락을 맞고 숨진 소들. /하이난일보 캡처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 현지 농민이 키우던 소 40여 마리가 벼락을 맞아 동시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하이난(海南)일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24일 오후 하이난성 둥팡(東方)시에서는 뇌우·강풍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당시 야외에서 방목 중이던 축산 농민이 소 떼를 몰고 서둘러 축사로 돌아가는 도중,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면서 축사 부근 한 곳에 모여있던 소 42마리가 쓰러졌다. 이로 인해 많게는 500kg 이상 나가는 큰 소 35마리와 송아지 7마리가 숨졌다. 농민 역시 벼락에 맞아 기절했으나 다행히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현지 기상청이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풍우 황색 경보를 발령해 이 지역 주민들은 모두 외부 활동을 자제한 상태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24일 오후 3시 58분 경 태풍 황색 경보가 발령됐는데, 하필 소들이 낙뢰를 맞고 떼죽음 당한 시각이 경보 발령 2분 뒤인 4시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현지 주민이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촬영된 영상 속에는 축사로 향하던 소 150마리 중 42마리가 낙뢰에 맞아 숨진 뒤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폐사된 소들의 소유자 왕 모 씨는 “사고 직전 아버지와 함께 방목 중이던 150마리 소들을 몰아서 이동 중이었다"며 “태풍 경보가 발령된 직후 움직이기 시작했다. 축사 도착 직전, 천둥과 번개가 번쩍 내리 쬐더니 소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경제적 피해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축들은 악천후 시 서로 몸을 맞대는 방식의 생존 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땅 위로 낙뢰가 치자 지면 위로 높은 전류가 흐르면서 주변에 있던 가축용 소가 동시에 감전사한 것으로 추측된다. 낙뢰 시 최대 수 십 미터까지 전류가 흐르는데, 소들이 네 발로 땅 위를 딛고 있어 지면 위로 흐르는 전류가 그대로 흡수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둥팡시 농업농촌국 관계자도 “현장조사 결과 소들이 중독이나 질병으로 죽었을 가능성은 배제했다”며 “천둥·번개로 죽었다는 것이 초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 축사에 금속 재료가 포함돼있어 이를 목재로 바꾸도록 했다”면서 “향후 사망한 소들에 대해 추적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낙뢰 사고로 인한 농가 측 피해액은 30만 위안(약 5,246만 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농가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죽은 소들을 판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낙뢰 사고로 인해 동물이 떼죽음 당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005년 호주에서 가축용 소 68마리가 낙뢰에 맞아 폐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폐사된 68마리는 ‘낙뢰 사고로 죽은 동물 사례’의 기네스 기록으로 인정됐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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