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야권의 최대 관심사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20여명이 출마선언 행사장인 '매헌 윤봉길 기념관'을 찾는 것도 윤 전 총장과 제1야당의 긴밀한 관계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8월 경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전 총장도 이날 자신의 대선 출정식에서 "저는 자유를 굉장히 중시한다"며 "정치철학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 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윤 전 총장은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이미 이 자리에 서기 전에 다 말씀드렸다"며 향후 '민심투어' 등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더 듣고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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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즉시 입당하기보다 당분간 민심청취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달 중으로 여권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하고 5·18 민주화운동 사형수 출신인 김종배 전 의원 등 지역 인사들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전략행보가 판세에 유리하다는 ‘제3지대론’으로 추정된다.
윤 전 총장과 뜻을 같이하는 중립지대 인사들을 규합해 독자 노선을 걷는 게 우선순위라는 것이다. 진보진영 출신 인사들의 캠프 합류설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잠재적 경쟁관계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최 전 원장이 전날 사퇴하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언급한 만큼 대선 등판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그가 스스로 출마하지 않더라도 다른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는 전언도 나온 바 있다. 사법고시 기수로 최 전 원장(23기)이 윤 전 총장(33기)보다 10기수 위다. 나이로는 최 전 원장이 56년생으로, 60년생의 윤 전 총장보다 네 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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