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일 오찬 회동을 가지고 정권 재창출 의지를 다졌다. ‘김경율 소동’ 등 당내 대선 경선기획단을 둘러싼 최근 논란에 대해서는 ‘우려된다’는 시각을 공유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두 시간가량 만나 오찬을 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1일 민주당 경선 후보 프레스데이 자리에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계승할 ‘민주정부 4기’ 탄생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민주당의 가치와 정체성을 지키면서 국내외 과제를 시행착오 없이 해결할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날 두 사람 모두 정권 재창출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경선기획단을 둘러싼 논란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각 후보의 정책과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공정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 두 사람의 입장이다.
정 전 총리는 최근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적통’을 내걸어 단일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도 이에 “바람직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아울러 최근 예비경선 면접관으로 이른바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가 선정됐다가 취소된 사건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공동 전선을 두텁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회동을) 단일화를 위한 초석으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오늘 후보 단일화 문제는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두 분은 총리와 당 대표를 역임해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은 민주정부 4기 정권 재창출에 모인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이번 회동이 ‘반(反) 이재명 연대’를 공고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특정 후보에 대해 반 연대를 만든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진행되는 경선 과정에 나타난 여러 우려할 만한 점이 있고, 그 부분들이 민주당 정체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어 입장을 교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선기획단 논란에 대해서는 ‘당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두 사람의 의견이다. 정 전 총리 측 김민석 의원은 “공히 이것(경선기획단)에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당의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 이런 일이 다시 있으면 안 된다는 인식의 공감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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