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취재하던 MBC 기자가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저희들, 이제 좀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는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대담하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공무원사칭 범죄가 본인 기자 시절 흔한 일이었다고 스스로 자백을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2017년 청와대 들어가기 전까지 한겨레 기자였으니 과연 마지막으로 경찰사칭한 시점이 언제인가"라며 "그로부터 형법상 공무원자격 사칭죄와 강요죄의 공소시효는 끝난 건지 궁금하다. 어차피 온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으니 마저 진술해달라"고도 적었다.
김 교수는 또한 "그때는 흔한 일이었다며 본인 범죄를 자백하면서까지 MBC (기자의) 경찰 사칭을 두둔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야권 유력후보 윤석열을 비난하려다 보니 MBC의 범죄를 비호해야만 해서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채널A 기자는 한동훈 검사장과 친분을 과시한 취재만으로도 '검언유착'으로 규정됐고,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수감됐다"며 "이번 MBC (기자의) 경찰 사칭은 경찰과 친분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경찰이라고 속였고, 강요미수에 그친 게 아니라 강요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미워서 MBC 편들다가 본인의 경찰 사칭까지 엉겁결에 자백해버린 김의겸 의원, 공소시효 잘 계산 해놓으라. 분명 고발들어갈 것"이라며 "설사 공소시효 끝났다 해도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는 식의 변명은 제발 하지 말라"고 거듭 김 의원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더불어 김 교수는 "13년전 김건희씨 논문에 대해 추상처럼 비난하면서 본인의 강요죄 범죄는 오래전 일이라고 발뺌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내로남불이라는 DNA의 끝은 정말 어디까지인가"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김 의원은 김씨를 둘러싼 '논문 표절 의혹' 취재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한 MBC 기자 논란을 두고 "저희들, 이제 좀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전파를 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나와 이번 '경찰 사칭' 논란을 두고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그러면서 '흔하다는 말씀은…이것도 일종의 사칭인데'라는 진행자의 언급에 "그렇죠. 흔한 일이었다"면서 "아마 제 나이 또래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또한 "심지어는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전화번호가 뜨니까 상대방이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의 경비 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고도 부연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윤 전 총장 측이 MBC 기자를 고발한 것을 두고는 "세월이 흘렀으니 기준과 잣대가 달라졌고 그런 시대 변화에 맞춰서 잘못한 건 많다"면서 "윤 전 총장이 이걸 고발한 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 스스로 대통령 후보로서 무제한의 검증을 받겠다. 무한검증을 받겠다. 이렇게 호언장담을 하셨던 거 아니냐"면서 "이제 겨우 검증이 시작인데 벌써부터 기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건가, 아니면 벌써부터 겁을 먹은 건가"라고 윤 전 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한편 MBC 취재진은 김씨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씨 지도교수의 과거 주소지 앞에 주차된 차량 주인과 통화하면서 경찰을 사칭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 MBC는 지난 9일 뉴스데스크에서 "본사 취재진이 윤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논문을 검증하기 위한 취재 과정에서 취재 윤리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공식 사과했다.
MBC는 아울러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취재진 2명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규에 따라 책임을 묻기로 했다"면서 "피해를 본 승용차 주인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지난 10일 MBC 취재진 2명 등을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