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묵은 한국 기록을 개인 첫 올림픽의 첫 종목에서 새로 썼다.
‘제2 박태환’으로 불리는 황선우(18·서울체고)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메달 희망을 부풀렸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도쿄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예선 3조에서 1분 44초 62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전체 5개 조 39명 중 1위로 준결선에 진출했다. 올해 세계 랭킹 1·2위 기록을 낸 선수들을 모두 따돌렸다.
16명이 겨루는 준결선은 26일 오전 10시 37분에 시작된다. 준결선에서 상위 8명 안에 들면 27일 오전 대망의 결선에 나서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수영 사상 첫 단거리 메달도 기대할 만하다. 박태환의 올림픽 메달 4개(금 1, 은 3개)는 모두 중장거리에서 나온 것이다.
황선우는 이날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작성한 1분 44초 80을 0.18초 줄였다. 황선우는 자신의 기록을 두 달 만에 0.34초 줄였다. 1분 44초 62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입하면 금메달 기록이다.
키 186㎝, 체중 74㎏으로 박태환과 신체 조건도 비슷한 황선우는 기록 제조기다. 지난해 11월 대표 선발전 자유형 100m에서 48초 25로 박태환을 넘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5월 대표 선발전에서 이 기록을 48초 04로 앞당겼고 자유형 200m에서는 1분 44초 96으로 세계 주니어 기록을 새로 썼다. 황선우는 이날 경기 후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예상 못 한 기록이 나와 얼떨떨하다. 기세를 몰아서 준결선, 결선까지 쭉 가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남자 유도 66㎏급 안바울(27·남양주시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마누엘 롬바르도(이탈리아)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꺾었다.
안바울은 2019년 2월 병역과 관련해 봉사활동 서류 일부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6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후 크게 흔들려 이번 올림픽 출전권도 놓칠 뻔했다. 그러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기회가 생겼고 절치부심 끝에 티켓을 잡았다. 목표했던 금메달은 놓쳤지만 안바울은 “주변 분들의 도움에 포기하지 않았다. 더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펑펑 울었다.
전날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 남자 태권도 장준(21·한국체대)에 이은 한국 선수단의 세 번째 동메달이다.
한편 한국 태권도 간판인 이대훈(29·대전시청)은 68㎏급 첫 판 패배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중국의 자오솨이에게 15 대 17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 2016년 리우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세 번째 도전은 빈손에 그쳤다. ‘할 수 있다’ 박상영(26·울산광역시청)은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 8강에서 세계 랭킹 1위 게르게이 시클로시(헝가리)에게 12 대 15로 져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다. 박상영은 “리우 대회 이후 어깨가 무겁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코로나19로 올림픽을 하니 마니 할 때 차라리 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털어놓으면서 "리우 때보다 더 열심히 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상심이 크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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