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세력 결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7일 보수 텃밭인 부산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회동하고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식사하며 친분 다지기에 나섰다. 또 윤 전 총장은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 징계 검토 소식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선 도전 선언 뒤 처음으로 부산을 찾아 박 시장과 부산 북항 재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윤 전 총장은 “부산시를 더 다이내믹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계획을 상세히 들었다”며 “향후 정치 활동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최대한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부산이 지역구인 안병길·장제원·김희곤 국민의힘 의원과 돼지국밥집에서 공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전날 윤 전 총장 입당을 촉구하는 40인 연판장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민심에 호소하는 메시지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은 “(6·25 당시) 부산 피란민들이 힘을 합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켰다”며 “산업화·민주화를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한 도시”라며 치켜세웠다. 이어 “1990년대 이후부터는 부산 경제가 많이 침체됐다. 새로운 활력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다”며 “부울경 지역이 부산 중심으로 첨단산업이 뒷받침해주는 세계적 해안 도시로 발돋움 하는 데 부산 지역 이익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사활과 이익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을 위해 과감한 재정 자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지방정부들이 정치적으로는 자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재정 자치가 너무 미진하다”며 “차후에 정밀하게 정책 공약을 준비해서 국민들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지역 숙원 사업인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도 “경북도 신공항 부지를 조정했고 가덕도도 거리상으로 떨어져 있다”며 “지역에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물류 기반으로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 자신의 캠프에 합류한 당협위원장들에 대한 징계 검토에 들어간 데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공당이라 당 캠프에 관계자들이 관여하면 그런 말이 나올 법하다”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날 계획도 밝혔다. 그는 “휴가 다녀오시면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 선언 없이 실무 협상을 종결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통합을 위한 합당이 아닌 자신들을 위한 합당을 원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통합을 전제 조건으로 하는 합당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안철수 대표께서)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오셔서 말 그대로 지도자답게 통 큰 합의를 할 때”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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