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0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열린민주당과 통합’ 제안에 대해 “당원주권의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끼리라도 똘똘 뭉쳐야 겨우 이길까 말까 한 상황”이라며 열린민주당과 통합을 공식 제안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환영한다”며 추 전 장관의 제안을 수용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 전 장관과 이 지사의 합당 접근방식이 당헌과 당원주권의 시대 정신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낡은 정치문법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민주정부 4기 창출을 위해 함께 할 모든 세력을 모은다는 점에서 진지하고 열린 자세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적절한 방식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정 전 총리는 합당 논의에 앞서 당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그는 “민주당 당헌은 당원 조항과 합당 조항을 통해 합당에 대한 권리당원의 토론과 투표를 보장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꾸준히 발전돼온 당원주권을 향한 당 혁신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4·7 보궐선거 당시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의 경우 당헌에 명시된 토론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며 “합당 문제는 지난 과오를 되풀이 해선 안된다. 추진 여부부터 최소한 당원들의 일정한 토론을 거친 의사가 전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그런 점에서) 이번 합당 제안은 당 지도부가 아닌 당원들에게 먼저 토론 주제로 정중하게 제안되는 것이 맞다”며 “당원 토론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지도부 협상 과정에도 더 많은 당원 토론과 투표가 있어야 분열에 대한 진정한 치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당은 대선 후보들의 유불리로 다뤄지거나 과거 정치처럼 지도부의 정치적 협상과 결단만으로 이뤄져선 안된다”며 “이번에 제기된 합당 문제를 당 지도부가 당헌의 정신과 당원 존중에 입각해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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