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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2.0] “뮤직비디오의 발달 과정에도 경제이론이 숨어있죠”

정독도서관이 마련한

박정호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경제학’

서울 중앙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상 속 경제 현상을 쉽게 설명

박정호 교수가 지난 4일 서울 중앙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뮤직비디오 시장 속 경제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토요일인 지난 4일. 서울 중앙고등학교 학생 40여 명이 온라인 강의실에 모였다. 일상 속 경제학을 설명하는 특별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정독도서관이 지역 청소년의 인문학 사고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박정호 명지대학교 특임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박 교수는 “수요와 공급 법칙만 이해해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경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뮤직비디오의 발달 과정에도 수요와 공급 법칙이 숨어있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영국 그룹 ‘퀸(Queen)’에서부터였다. 영국의 방송국 BBC는 그룹 퀸에게 스튜디오의 한계로 드럼, 기타 등의 섹션 멤버 없이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만 출연해 달라고 요청했다. 머큐리가 다른 멤버들 없이 혼자 출연할 수 없다고 거절하자 BBC는 대신 그룹의 홍보 영상을 가져오면 송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퀸은 자신들의 히트곡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를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최초의 뮤직비디오가 된 것이다. 이 영상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방송국에 퀸의 영상을 자주 틀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퀸의 영상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가수들도 자신들의 노래를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홍보하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가수들이 공급하는 뮤직비디오의 양이 늘어나면서 기존 방송국 만으로는 이를 모두 소화할 수 없게 됐다”며 “이처럼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을 때 새로운 산업과 제품, 아이디어들이 등장하는데 음악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를 송출할 방송국이 부족하다고 느낀 한 라디오 프로그램 피디가 24시간 뮤직비디오만 송출하는 채널인 MTV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낸 것. MTV는 초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차츰 비슷한 뮤직비디오에 식상해했고 MTV의 시청률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백인 밴드의 공연 영상이 시청률이 높아 MTV는 백인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자주 내보냈다. 이 때문에 MTV는 백인 음악 중심의 인종차별 채널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박 교수는 “뮤직비디오 시장에 볼만한 흑인 음악의 공급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잭슨은 차별화된 영상 기법과 퍼포먼스를 가미한 뮤직비디오를 들고 나왔고 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MTV도 인종차별 채널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흑인 가수인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를 자주 송출했다. 박 교수는 “뮤직비디오 시장의 예처럼 수요와 공급의 변화만 잘 살펴도 경제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과 산업의 시스템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관한 설명도 덧붙여 학생들이 진로를 정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정독도서관이 마련한 박 교수의 ‘세상을 보는 눈, 경제학’ 강좌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강의에 참여한 중앙고 2학년 옥승준 군은 “평소에 관심 있게 보고 들은 가수와 음악시장의 예로 경제학의 이론을 설명해 줘서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고인돌 2.0은 올 11월까지 8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강연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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