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일명 ‘9·9절’)을 맞아 9일 새벽 개최한 심야 열병식에서 신무기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된 병력 및 장비의 규모도 기존보다 축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0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열병식과 관련해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은 북한이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있어 면밀히 추적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안은 한미정보당국간 긴밀한 공조하에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의 한 소식통은 이번 북한 열병식에 대해 “규모는 최근에 있었던 열병식에 비해 다소 축소된 것으로 본다. 좀 더 정밀 분석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번 열병식에서 새로운 무기가 공개됐는지에 대해 군 소식통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병력의 성격을 고려해 장비가 나왔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 좀 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북한 열병식에 참여한 병력은 현역 중심보다는 우리의 예비군 등에 해당하는 노농적위대 등으로 주로 구성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열병식 이름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인 점을 감안할 때 노동자, 농민, 제대군인 등 민간인 중심의 노농적위대와 같은 비정규 조직의 역량을 보여주는 쪽에 방점이 찍혔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 73돌 경축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했지만 연설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행사 규모를 축소하고, 신무기 공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또한 핵무력 과시 등으로 한미를 압박하기보다는 경제난 등 내부적인 문제에 치중하며 민심을 다잡으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북한은 사실상 핵무력을 거의 완성한 단계에 있으므로 한미가 북한의 강온양면 전술에 휘둘려 군사적 대응태세를 늦추거나 대북제재를 쉽게 완화해선 안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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