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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종교, 이슬람, 관광

김성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상근부회장

김성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상근부회장




대구의 경북대 서문 인근에 지으려던 이슬람 사원 건축 공사가 8개월째 멈춰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이 종교 활동을 위해 마련하려는 예배 공간에 대해 주택가 주민들이 소음 등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재 노력에도 진전이 없고 점차 이슬람을 향한 혐오와 차별로 변하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인구 100명 중 44명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 2,155만 명의 종교 인구 중 98%가 3대 종교인 개신교·불교·천주교 신자다. 종교 간 화합과 협력도 잘 이뤄져 원불교·유교·천도교와 민족종교까지 7대 종단이 매년 종교문화축제를 연다.

우리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담긴 종교 자원은 관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그해 6월 한 달간 1만여 명의 내·외국인이 참여하면서 세계에 알려졌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광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5개 문화 콘텐츠 중 하나로 템플스테이를 선정했고 현재까지 약 200만 명이 체험했다.



이슬람은 의외로 우리와 인연이 깊다. 한자 문화권 밖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교류한 외부인은 통일신라 시대 아라비아 상인들이었다. 하지만 종교 면에서는 외국인을 포함해도 신도가 26만 명에 불과하다. 이슬람교는 세계적으로 140여 나라에 19억 명의 신도가 있고 앞으로 인구 증가율을 고려할 때 종교 중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으로도 매력적이다. ‘만수르’가 대표하는 중동의 오일 머니처럼 이슬람 국가들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경제력이 탄탄하고 소비 성향이 높은 편이다.

한류와 관광 측면에서 이슬람은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크다. 한류의 중동 확산은 놀라울 정도다. 드라마 ‘대장금’이 큰 인기를 누렸고, BTS는 2019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아랍권 가수로는 최초로 대형 콘서트를 열었다. 중동의 개방 추세와 함께 한류가 빠르게 점화되는 분위기다. 방한 무슬림 관광객도 증가 추세다. 2019년 약 107만 명으로 전체 외래객의 6% 수준이지만 2016년 이후 동남아 시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국에 편중된 관광 시장 개선에도 효과가 크다.

무슬림은 독특한 예배 관습과 식습관을 갖고 있어 여느 종교보다 여행지의 수용 태세가 중요하다. 한류 콘텐츠에서 접하던 한식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도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하는 ‘할랄’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도실 같은 국내 관광 접점의 무슬림 인프라도 계속 늘려가야 한다.

이미 우리는 다문화 사회를 살고 있다. 모든 교류에는 당연히 상대가 있다. 한류가 세계로 퍼져갈수록 세계도 우리에게 다가오는 법이다. 문화의 다양성과 종교에 대한 다원주의적 관점이 절실한 이유다. 지속 가능한 교류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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