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남자 골프대회를 총괄하는 아시아투어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약 2억달러를 투자해 10개의 대회를 신설한다.
아시안투어는 30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문을 통해 호주의 유명 골프 선수인 ‘백상어’ 그렉 노먼이 대표를 맡은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2억 달러를 투자, 앞으로 10년간 대회 10개를 새로 개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LIV 인베스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를 맡고 있으며, 국부펀드는 최근 컨소시엄을 꾸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을 3억500만 파운드(약 4,95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에 따라 신설되는 아시안투어 대회들은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열린다. 아시안투어는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을 중단한 상태이며, 다음 달 태국 대회부터 투어를 재개할 예정이다. AP통신은 "2022년 아시안투어의 자세한 일정, TV 중계 계획, 2억 달러의 자금이 상금이나 초청료 등으로 어떻게 쓰일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먼은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0승에 메이저 2승,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국제 골프계에 사우디 자본이 투자하는 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최근 프리미어 골프리그(PGL) 또는 슈퍼 골프리그(SGL) 등 새로운 골프 단체의 등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탓이다. 현재 세계 남성 골프계는 PGA 투어, 유러피언투어가 양분하고 있는데, 사우디 자본을 앞세운 새로운 단체가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해서 질서를 재편할 거라는 관측이다. 이미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필 미컬슨 등 톱 랭커들이 같은 기간에 열린 PGA 투어 대회 대신 막대한 초청료 등을 앞세운 유러피언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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