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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커피 캡슐, 탈탈 털어서 재활용하기까지 공정 대해부





지난 8월, 캡슐커피 중 41%가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소식을 지구용에서 전해드렸었는데요. 애초에 재활용 어려운 소재도 있지만, 재활용 된다 하더라도 캡슐을 일일이 뜯어서 커피 가루를 깨끗이 비우고 분리배출하긴 어렵다는 게 소비자들의 불만이었어요.

여기서 조용히 but 자신만만하게 미소짓는 캡슐커피 회사가 있었으니...바로 네스프레소. 조지 클루니가 광고하는(TMI:2006년부터 조지 클루니가 네스프레소 광고로 번 돈은 470억원이 넘는데, 대부분 아프리카 수단의 인권을 위한 인공위성에 썼대요. 관련기사) 바로 그 회사예요. 네스프레소는 자체적인 캡슐 수거&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알루미늄 캡슐 속 커피 가루를 어떻게 탈탈 털어서 분리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던 에디터는 재활용 공장 취재를 요청했고 네스프레소에서도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네스프레소 재활용 프로그램은
다 쓴 네스프레소 캡슐은 재활용백에 고대로 담아서 가까운 '네스프레소 부티크(전국 부티크 찾기)'에 가져가거나, 홈페이지/앱/전화예약으로 수거를 요청할 수 있어요. 물론 알아서 캡슐을 분리배출하고, 잘 털어낸 커피 가루는 방향제나 거름으로 써도 OK.

네스프레소 수거 프로그램은 국내에선 2011년부터 시작했어요. 그리고 네스프레소 캡슐의 전세계 재활용률은 32%(2020년 말 기준)이고, 한국의 재활용률은 전세계 평균보다 높다는 게 네스프레소 코리아 관계자님들의 설명.


100%의 순도, 도전!


네스프레소 코리아는 수거한 캡슐을 재활용 전문 회사(어딘지는 영업비밀)에 맡기고 있는데요. 에디터가 찾아간 곳이 바로 그 회사 공장이에요. 네스프레소 관계자님들, 공장 관계자님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은 뒤 안전모와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장으로 고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 영상으로 보시길 매우매우 추천드려요.

촬영·편집=민수, 현정

작업장 앞에는 소비자들이 보내 온 재활용백들이 잔뜩 쌓여 있었어요. 이 재활용백부터 벗겨내는 게 첫번째 공정이에요. 통째로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주면 기계가 재활용백을 찢어주고, 캡슐이 쏟아져 나와요.

깔끔하게 분리된 재활용백


캡슐들은 이제 두 번째 컨베이어 벨트를 건너게 돼요. 여기선 직원님들이 직접 선별작업을 하세요. 가끔 다른 회사 캡슐, 플라스틱 캡슐이 섞여 있거든요. 직접 골라낸 타사 캡슐과 플라스틱 캡슐들은 따로 통에 담아요.

이제 정말 네스프레소의 알루미늄 캡슐만 모였어요. 다음은 파쇄기 차례예요. 캡슐이 잘리면서 커피가루가 쏟아지기 시작해요. 최대한 커피 가루를 잘 털어내기 위해서, 높다란 파쇄 기계로 올려보내는 공정도 있어요. 높은 곳에서 캡슐들이 떨어지면서 커피가루가 탈탈 털려나온대요. 낙차를 이용하는 거죠.

커피 가루를 완벽하게 털어내기 위한 비장의 단계는 건조기. 캡슐을 뜨겁고 건조한 통 안에서 굴리면서 마지막까지 커피 가루를 털어요. 젖어있으면 잘 안 털리니까요. 이 정도면 남아나는 커피 가루가 없겠죠?

총 3개의 망을 거쳐 캡슐과 커피가루가 분리돼요.


이제 3개의 망을 장착한 기계에서 캡슐과 커피가루를 분리해요. 맨 위의 망에는 캡슐 쪼가리만 남고 커피 가루는 내부의 망 2개를 거치면서 걸러져요. 덕분에 정말 고운 커피 가루만 자루에 가득 모였어요.

순도 100%에 가까운 커피 가루


이제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 따로 모은 알루미늄 캡슐 사이에 이물질이 섞어있을지도 모르니까 한 번 더 거쳐요. '와류선별기'라고, 전기가 흐르는 컨베이어벨트라고 생각하심 돼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알루미늄이 아닌 물질)은 여기서 튕겨나가요. 요 대목은 정말정말 영상으로 보시길 추천. 완전 신기하고 막 믿음이 생기거든요(과학의 승리...!!!). 와류선별기를 거친 덕분에 알루미늄의 순도를 높일 수 있는 거죠. 알루미늄도 요렇게 따로 자루에 모였어요.

순도 100%에 가까운 알루미늄


펜으로, 자전거로, 거름으로 변신


이 과정을 다 본 소감은 ①단순한데 과학적이고 확실하다 ②기업들이 마음(feat.투자금)만 먹으면 재활용 잘 할 수 있겠군...였어요. 의식의 흐름 기법에 따라 에디터의 커피머신이 생각났는데, 제 머신은 플라스틱(PP) 소재로 만든 캡슐만 쓸 수 있어서 마음이 무거지고 말았어요.

수거된 알루미늄은 생활용품, 자동차용품 등등 아예 새로운 제품으로 변신하기도 해요. 커피 가루는 농장의 거름으로 재활용되고요.

해외에서는 알루미늄 캡슐을 재활용해 다시 커피 캡슐을 만들거나,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도 진행 중. 스위스의 착한 기업으로도 유명한 자전거 회사, ‘벨로소피’와는 ‘리:사이클(RE:CYCLE)’이란 이름의 자전거를 선보였어요. 물론 다 쓴 네스프레소 캡슐로 만든 녀석. 스위스 펜 브랜드 ‘카렌다쉬(Caran D’ache)’와는 커피 캡슐로 펜(아래 사진)을 만들어 출시했어요. 네스프레소 캡슐 알루미늄이 25% 들어간 펜이라고.



◆알루미늄을 애용합시다
알루미늄은 재활용률이 상당히 높아요.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플라스틱 물병의 재활용률은 3%, 알루미늄 캔 재활용률은 68%나 된대요.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알루미늄 캔 수거율이 80%나 되는 반면 재활용률은 30%로 낮다고. 알고보니 캔 몸통, 마개, 꼭지 등등이 조금씩 다른 알루미늄이라 녹이는 과정에서 완전한 재활용이 안 된대요.

그래도 알루미늄은 재활용할 가치가 너무너무 큰 소재예요. 거의 100% 재활용이 가능한 데다, 새로 생산하는 것 대비 약 5%의 에너지만으로 재활용&가공이 가능하다고. 이물질이 남지 않도록 꼭꼭 잘 씻어서+잘 밟아 부피를 줄여서 배출하기로 해요.


여기서 의문을 제기하는 용사님들도 있을 것 같아요. 커피 캡슐 재활용률이 100%가 아닌 이상, 알루미늄을 새로 생산해서 캡슐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과 오염은 어쩔 것이며, 그렇게 따지다 보면 커피 자체의 환경적 영향까지 신경 쓰이는 것투성이(대체커피란 것도 있답니다. 쉽지는 않지만요...더보기). 결국 우리 모두와 기업들이 각자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하는 게 답이겠죠.

네스프레소는 커피 캡슐 재활용 말고도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2022년까지 모든 네스프레소 커피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나무 심기(=지금까지 전세계 커피 재배 지역에 520만그루를 심었다고), 경영 과정에서의 탄소 절감, 탄소 상쇄 프로젝트 지원 등등을 이어오고 있대요.

사실 커피 원두+도구 두 개면 끝나는 모카포트, 프렌치 프레스, 필터 커피가 캡슐 커피보다 더 좋은 대안일 수는 있어요. 하지만 많은 양의 커피가 소비되는 사무실이나 요식업장에까지 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죠. 캡슐 커피 머신이 꼭 필요하다면, 재활용 잘 되는지부터 꼭 고민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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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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