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어린이와 젊은층을 겨냥한 새 성경이 나왔다. 온라인 기반으로 문장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사진과 그림, 동영상까지 붙여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우리말 성경 번역·출판기관인 대한성서공회는 최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은 지난 10년 간 번역 작업을 거친 '새한글성경' 출간에 앞서 나온 것으로 개신교에서 2000년대 들어서 처음으로 번역된 새한글판 성경이다. 신구약 합본 새한글성경은 2023년 말 출간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에서 사용한 성경은 1911년 출간된 '셩경젼셔'의 세 번째 개정판이다. 2,411만부가 보급된 한국 대표 성경이지만, 한자를 기반으로 번역돼 신자들이 세부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성경 읽기 양상이 크게 달라짐에 따라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2011년부터 우리말 어법에 맞는 새로운 번역 작업을 진행해 왔다.
새한글성경은 휴대폰, 컴퓨터 등 디지털 매체로 읽기 적합하도록 만들어 젊은 세대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서술문은 '이다/하다'와 같은 종결형을 썼고, 격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입니다/합니다'를 사용했다. 예수님 말씀은 격식체인 '하십시오'를, 기도나 개인에게 전하는 말씀은 '해요'로 친밀함을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화폐 단위, 시간과 요일을 현대식으로 변경한 점이다. 예컨데 ‘안식일이 지나고 한주간이 지나고 첫날’은 ‘일요일’로, ‘1달란트’는 ‘당시 일꾼의 대략 20년 품삯’으로 고쳐 썼다.
새한글성경은 온라인 배포를 원칙으로 하되, 종이 인쇄본도 함께 보급할 방침이다. 대한성서공회 관계자는 "성경과 새한글성경을 나란히 두고 읽으면 구약 히브리어 원문과 신약 그리스어 원문의 풍부한 의미와 분위기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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