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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후 공세로 전환…李 “다시 최순실 불러내겠습니까” [현장+]

TV토론의 절제된 이미지 벗어나 격한 감정 드러내

“무속에 빠진 尹 집권하면 궁예의 암혹한 과거로 회귀”

지지자들, 후보의 공약보단 상대방 공격에 더 큰 환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전통시장에서 즉석 연설을 하고 있다. / 성채윤 기자




“국가의 운명을 샤머니즘과 주술에 맡기겠습니까. 최순실을 다시 불러내시겠습니까.”

지난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충북 청주 성안길 즉석연설에서 이 같이 말하자 연설 장소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아니요”를 외쳤다. 어떤 이들은 “절대 안됩니다”라고 크게 소리쳤다. 이 후보가 국정농단의 상징인 최순실씨를 거론한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무속 리스크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이 후보는 “우리의 운명을 다시 최순실 같은 사람들에게 맡길 것인지, 아니면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유능하고 통찰력 있는 지도자에게 맡길 것인지 여러분이 3월 9일 결정한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직접 지방을 방문해 지역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고 표심 공략에 힘써왔다. 하지만 이날은 공약보다는 상대 후보를 향한 견제의 말로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찾아가서도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겨냥해 “여러분의 운명이 점쟁이 또는 주술사가 던지는 엽전 몇 개와 쌀 한 움큼, 그리고 부채도사의 부채에 따라 결정이 되길 바라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시대에 어디에 투자할 지를 땡법사에게 물어보고 문제가 있는 사람은 주술로 해결하면 국가는 망하는 길로 가게 된다”며 “다시 궁예의 지배를 받는 암혹한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빗대기도 했다.

TV토론 공방 여진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후보는 전날(11일) 20대 대선 후보 4명의 2차 TV토론에서 꺼낸 윤 후보의 신천지 연루 의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그는 “주술과 사교가 국가 최고 지도자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 특히 검찰 권력과 정치적 이익을 사교 집단을 통해 맞바꿨단 사실은 결코 용납돼선 안 되는 일”이라며 “특검(특별검사제도)을 통해서라도 진상 규명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신천지 압수수색을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회피했고 거부 했다”며 “신천지가 윤 후보로부터 은혜를 입었으니 당원가입을 도와주라는 조직적 지시가 이뤄졌고, 알 수 없는 숫자의 120만 명으로 추정되는 당원 가입과 경선 결과에 대한 영향이 있었단 점은 대체적으로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TV토론회에서 공방의 중심이었던 윤 후보의 ‘전 정권 적폐수사’ 발언에 대해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까지 소환하며 맹폭했다. TV토론의 절제 된 이미지와 다르게, 현장에선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후회, 두 번 다시 반복해선 안 됩니다”라고 외치자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전통시장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선 연신 탄식이 나왔다. “아이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중얼거리며 흐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이 후보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고향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시민으로 살겠다는 것을 (이명박 정부가) 정치 보복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다”며 “우리 스스로도 지켜주지 못했다고 한탄하게 했던 그 악몽이 다시 시작되려 한다”고 말했다.

엇비슷한 공약에…유권자들, 도덕성·자질에 관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에서 충남과 충북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이 후보가 지역 공약을 내놓을 때보다 윤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을 공격할 때 더 큰 환호를 보였다. 여기에는 후보들의 공약이 점차 닮은꼴이 되어가는 탓도 있었다. 청주에 거주하는 정 모씨(50대)는 “공약은 다들 뭐 비슷비슷한 거 같다”며 “진실되게 약속을 지킬 것 같은 사람에 투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주에 거주하는 채 모씨(58)는 “이 후보의 삶을 보고 선택하기로 했다”며 “(이 후보가) 살아온 과정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후보 개인의 이미지에 따라 움직이는 표심을 의식해서인지 이 후보는 부인 김혜경씨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을 “충청의 사위”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유권자들은 네거티브 공방에 따라 공약 논의가 줄어드는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세종시에서 만난 20대 남 모씨는 “이 후보의 행정도시 명문화 공약이 마음에 든다”면서도 “후보가 자신의 정책 공약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타 후보 공약들과의) 차별점을 강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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