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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알고!보니] 무용수의 완벽 몸짓 빚는 '보이지 않는 손'

양대 발레단 국립·유니버설 상주 재활 트레이너

각각 발레리노·프로 스포츠 팀 물리 치료사 출신

토슈즈 女 ‘발목’ 리프팅 男 ‘허리·무릎’ 통증 빈번

“안됐던 동작 치료·방법 고민해 완성때 뿌듯해요”


알고 보면 공연이 더 재밌어질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발레 무용수들은 일반인과 비교해 근육과 관절을 가동 범위 이상으로 쓰기 때문에 관련 부상이나 통증이 많다./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무대 아래에선 우아한 몸짓도 화려한 의상도 없다. 쑤시고 시린 관절과 온몸을 뒤덮은 근육 테이프, 이것이 발레 무용수들의 무대 밖 ‘현실’이다. 몸 쓰는 사람에게 몸은 곧 무기이고, 자산이다. 국내 양대 발레단(국립·유니버설)이 전담 재활 전문가를 두고 단원들의 몸을 철저히 관리하는 이유다.

국립발레단에서는 이 발레단 무용수 출신의 고일안 씨가 ‘재활 치료사’로, 유니버설의 경우 프로 탁구팀에서 물리치료를 전담했던 임묘진 씨가 ‘의무 트레이너’로 각각 활동 중이다. 무용수들은 치료실을 찾아 연습과 공연 전 테이핑부터 마사지, 치료, 각종 상담을 받는다.

단원들은 한마디로 ‘온몸이 병동’ 상태다. 고 치료사는 “근육을 가동 범위 이상으로 쓰다 보니 모든 관절이 안 좋다”며 “만성 통증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토슈즈를 신는 여자 무용수는 발끝에 몰리는 부담이 커 발목 통증이, 남자는 주로 높게 점프하고 여자 무용수를 드는 동작이 많아 발목과 무릎, 허리, 어깨 통증이 빈번하다.

고 치료사는 무용수 시절 자신의 경험을 치료에 활용한다. 특정 동작의 원리와 몸이 받는 영향을 잘 알기에 부상 예방과 처방에 있어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고민할 수 있다. 임 트레이너는 무용수 개개인의 몸 상태를 파악해 ‘맞춤형 처방’을 해주는 데 공을 들인다. “사람마다 골반이 열리는 정도, 정강이가 휘어진 각도가 다른데 이에 따라 동작도, 몸에 가는 영향도 달라집니다. 이걸 잘 파악해서 구체적인 재활이나 운동 계획을 세워야 하죠.”(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 있는 유니버설발레단 건강 치료실. 이 작은 방에서의 고민과 치료는 화려한 무대와 완벽한 동작을 빚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임묘진 트레이너 제공


전문 지식 위에 오랜 경험이 쌓여 무용수의 연습 동작만 봐도 ‘어디가 안 좋다’는 진단이 나오곤 한다. 예컨대 손가락에 힘이 잘 안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손이나 팔 아닌 목 부위의 문제를 찾아내는 식이다.

신체 상태에 따라 마음도 아파 오는 법이다. 때로는 ‘잘 들어주는 것’이 최고의 치료가 되기도 한다. 임 트레이너는 “통증 때문에 동작이 잘 안 나올 때 무용수가 많이 괴로워한다”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는 게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는 좀 더 공감하며 도움을 주기 위해 발레를 배우고 있다.

이들 전문가가 말하는 몸 관리의 기본은 처음과 끝에 있다. 고 치료사는 “연습 전 워밍업 만큼이나 중요한 게 끝난 뒤 정리 운동인 쿨다운”이라며 “다들 힘들어서 잘 안 하는데, 근육과 관절을 많이 쓴 뒤 얼음찜질과 쿨다운은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용수들이 펼친 멋진 무대에 감동했는가. 그렇다면 완벽한 몸짓을 만들어내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보이지 않는 손’에도 힘찬 박수를 보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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