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첨단 부품 수출을 통제하고, 주요 은행들 거래를 제한하는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유럽에 7,000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으나, 우크라이나 내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에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격자’로 규정하며 "이제 그와 그의 조국이 그 결과를 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인 스베르방크(Sberbank)와 VTB 은행을 포함해 총 자산 1조 달러를 보유한 러시아 은행들을 대상으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으며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또 크렘린궁과 연계된 러시아 엘리트 계층에 대한 제재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금융계 엘리트를 포함해 러시아인 10여명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수출 통제 조치도 시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이어 미국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면적인 수출 통제 정책을 공개했다.
상무부는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 분야를 주로 겨냥했다면서, 구체적으로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상무부가 적용한 규정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다. FDPR는 미국 밖의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제재 조항이다.
앞서 미국은 미중 갈등 속에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주기 위해 화웨이가 대만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칩 납품을 받지 못하도록 이 규정을 활용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강력히 요구했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 조처는 이번 제재에서 빠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SWIFT 퇴출은 “항상 선택 가능한 옵션”이라면서도 유럽 내에서 이 제재안과 관련한 이견이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유럽 동맹 방어를 위해 독일에 미군 7,000명 추가 파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군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싸우러 유럽에 가는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을 방어하러 가는 것”이라며 “미군을 우크라이나애서 러시아와의 분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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