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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곳곳서 달러 사재기…서방 금융제재에 루블화 붕괴 우려 확산

러시아 모스크바 임페리아 타워에 국영 VTB 은행 로고가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하면서 러시아에서 외화 확보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곳곳에서 자동화기기(ATM) 앞에 달러화를 인출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한 러시아인은 “한 시간 동안 줄을 서고 있다”며 “외화가 어디에도 없고 루블화밖에 안 남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러시아 현지 은행들이 25일 환율보다 3분의1 이상 높은 달러당 100루블에 달러를 팔고 있음에도 이런 달러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서방의 각종 제재로 루블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촉발됐기 때문이라고 블름버그는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 조치로 최근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또 유럽은 유럽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기로 했고, 애플페이와 같이 러시아에서 대중적인 지급결제 시스템도 중단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은행들에 루블화를 중단 없이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외화 지원이나 서방의 제재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28일부터 자국 증권을 외국 고객들에게 팔지 말라고 금융업계에 지시했다.

한편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 중인 러시아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가 이날 밝혔다.

스퇴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러시아 자산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정부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러시아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250억크로네(약 3조3,275억원) 규모로, 러시아 국채와 러시아 기업 40여개사의 주식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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