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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대동맥박리] 환자 80%가 고혈압…금연·체중 조절해야

■ 김준범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급성환자 극심한 가슴통증 호소

실신하거나 숨찬 증상도 생겨

신속진단 후 초응급 수술 필요

젊은 환자는 유전 가능성 높아


몸에서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은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중심 혈관이다. 대동맥은 가장 안쪽에 위치한 내막과 근육으로 이뤄진 중막, 가장 바깥쪽에 있는 외막 등 삼중 구조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온몸으로 혈류를 보내는 중심 통로이기 때문에 대동맥질환은 환자 입장에서 매우 무섭게 여겨진다. 치료도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대동맥에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대동맥박리다. 대동맥박리는 대동맥 내막이 찢어져 내막에 흐르던 혈액이 대동맥 중막 쪽에도 흘러 들어가는 질환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파열 위험도가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에 초응급 치료가 필요한 중증 질환에 해당한다. 심장과 가까운 영역에서 대동맥 박리가 생긴 경우에는 증상 발현부터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사망 확률이 1%씩 높아지고, 48시간 동안 수술을 받지 않으면 거의 50%가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대동맥박리는 대동맥 내막이 찢어져 내막에 흐르던 혈액이 대동맥 중막 쪽에도 흘러들어가게 되는 질환이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급성 대동맥박리를 앓는 대부분의 환자는 갑자기 앞가슴이나 등 부위에 천둥 번개가 치는 것처럼 찢어지는 듯한 심한 통증을 느낀다. 통증이 매우 극심하기 때문에 대부분 구급대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로 오게 된다. 실신을 하거나 숨 찬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고, 드물게는 소화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경미한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대동맥박리는 최대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항고혈압제를 정맥 내로 투약해 혈압과 맥박을 최대한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과 가까운 곳에서 대동맥 박리가 발생하면 반드시 응급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때는 초응급으로 가슴을 열고 파열된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대동맥 치환술을 시행한다.

과거에는 응급수술을 받더라도 수술에 따른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의학 발달과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최근 사망률 수치가 대폭 개선됐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동맥 치환술 사망률은 약 15%~20%로 보고된다. 한국에서는 대동맥 치환술 사망률이 10%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대동맥 박리에 관한 수술치료 성적이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다.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대동맥 박리를 치료해 온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5년간 대동맥 치환술 사망률을 약 2.2%까지 낮췄다. 이 기간 중증 환자 비율이 8%에서 약 30%까지 늘어나고, 수술 범위가 더 넓은 복합 수술 비율 또한 약 30%까지 증가했음을 고려할 때 상당히 긍정적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은 오히려 단축됐다. 대체로 10명 중 7명은 4시간 안에 수술이 끝나고, 일부 환자의 경우에는 2시간도 안돼서 수술이 끝난다. 응급 상황이 아닌 만성 대동맥 박리나 대동맥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대동맥류에 대해서는 최근 가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적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불편을 낮출 뿐 아니라 폐렴, 상처 감염 등 합병증을 대폭 감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

물론 대동맥박리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동맥박리가 심장과 가까운 쪽이 아닌 곳에서 발생한 경우, 환자가 안정적인 특징을 보인다면 내과적인 치료, 즉 약물치료만으로도 수술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문의의 세밀하고 정확한 판단을 통해 환자 본인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맥박리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고혈압이다. 급성으로 발생한 대동맥박리 환자의 80% 정도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유전적 질환인 마르팡증후군이 대동맥박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진료현장에서는 대개 젊은 환자에게 대동맥질환이 발생했을 때 유전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단적 절차를 밟게 된다. 이러한 유전적 대동맥질환은 우성 유전을 통해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 유전적 대동맥질환으로 확진되는 경우 가족 구성원으로 검사를 확대해 치명적 대동맥박리나 파열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사실 대동맥질환은 고령화 사회에서 흔히 보고되는 질환이다. 고령화, 생활습관, 흡연, 비만 등을 관리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대동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저염식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을 관리하고 되도록 금연하라고 권하고 싶다.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은 음식이나 지방질 많은 음식을 피하고 야채, 견과류를 섭취하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신체 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것이 대동맥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김준범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김준범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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