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말부터 유해란(21·다올금융그룹)의 골프는 그야말로 ‘술술’이다. 지난주까지 10개 대회에서 딱 두 번만 빼고 다 톱10에 들었다. 여덟 번 중 두 번은 우승이었다.
22일 경남 김해 가야CC(파72)에서 계속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 원) 2라운드. 식을 줄 모르는 감각을 증명하듯 유해란이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유해란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보태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를 적었다. 신인 전효민과 공동 1위 자리에서 시즌 개막전 우승자인 장수연, 신인 권서연(이상 8언더파)을 1타 앞섰다.
10번 홀에서 시작한 유해란은 전반에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에 그쳤지만 후반에 들자마자 첫 네 홀에서 버디 3개를 뽑았다. 투어에서 아이언 샷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한 명인 그는 이틀간 그린을 단 두 번만 놓쳤다. 그린 적중률 94.4%다.
정식 데뷔도 하기 전인 2019년에 우승을 경험한 유해란은 2020년 또 1승으로 신인왕과 상금 2위를 차지한 뒤 지난해 2승을 챙겼다. 올 시즌 두 대회 연속 톱5에 이어 세 번째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을 바라본다.
굳이 약점을 찾자면 시즌 초반 성적과 퍼트였는데 유해란은 업그레이드한 퍼트로 올해는 초반부터 ‘질주 모드’다. 유해란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시즌 초 성적이 안 좋았는데 이번 시즌은 다르다. 겨울 훈련 때 3m 안쪽 퍼트 연습에 매달린 때문인지 자신감이 많이 생긴 느낌”이라며 “반달형 퍼터를 쓰다 일자형으로 바꾼 것도 효과가 있다. 이렇게 퍼트가 안정적인 때가 없었다. 우승 기회를 엿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버디만 6개를 뽑아 8언더파 공동 3위에 오른 장수연도 시즌 초반 눈여겨볼 선수다. 개막전에서 5년의 우승 가뭄을 씻은 뒤 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우승까지 또 달리면 3개 대회에서 2승이다. 장수연은 “체력이 좀 떨어져서 이번 대회는 욕심이 없었는데 선두권으로 올라온 만큼 톱5를 목표로 하겠다”고 전했다.
2타를 줄여 6언더파로 반환점을 돈 임희정의 투혼도 놀랍다. 지난주 초에 차량이 크게 파손되는 교통사고를 당했는데도 이번 주 복귀해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 임희정은 “몸 상태 체크에 의의를 두고 참가한 건데 의외로 플레이가 잘되고 있다. 남은 이틀도 차분하게 제 플레이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6승을 쓸어담은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는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며 2라운드 시작 전에 기권했다. 1라운드 성적은 1오버파 공동 64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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