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신고하세요. 스토킹은 당신의 문제가 아닙니다”…천왕파출소 마득열 경장[이웃집경찰관]

■서울 구로구 천왕파출소 마득열 경장

스토킹 처벌법 제정 1년…신고 1만 4000여건 넘어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후 인식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범죄 책임 스스로에게 묻는 피해자 있어

"스토킹 낌새 느낄 때 즉시 신고하길"

마득렬 경장이 천왕파출소 앞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본인 제공




스토킹 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1년. 스토킹 범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의 스토킹 피해 신고는 총 1만 4000여건을 넘었다. 하루 평균 약 89.6건으로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4배 이상 크게 올랐다. 접근금지 등을 명령하는 긴급응급조치도 같은 기간 1764건 이뤄졌다. 현장은 어떨까. 스토킹 범죄에 꾸준히 대응해 왔다는 마득열(35) 경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23일 서울 구로구 천왕파출소에서 만난 마 경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후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며 신고가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처벌하는 추세라 이전에 비해 스토킹 피해자들이 경찰에게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토킹 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등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남녀 간에만 벌어지는 행위를 뜻하지 않으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누군가를 스토킹할 수도 있다. 층간소음에 대한 항의를 과도하고 지속적으로 할 경우에도 스토킹 가해자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스토킹 처벌법 시행 전까지만 해도 스토킹 범죄는 경범죄로 인식돼 온 경향이 강했다. 신고를 해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뚜렷하게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은 신고를 꺼렸고 스스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천왕파출소 모습. 이건율 기자




마 경장은 “인식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스토킹 신고 현장에 나가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최근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4월 초순 인근 주거지에서 들어온 신고로 출동한 마 경장은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의 차량을 파손시킨 것을 확인했다. 마 경장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시키고 피해자에게 상황을 들었다. 피해자는 이미 1년 이상의 긴 시간동안 가해자에게 스토킹을 당한 상태였다. “왜 신고를 여태 하지 않았냐”는 마 경장의 질문에 피해자는 “스토킹을 당하는 사실이 수치스러워 신고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피해자는 범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이처럼 스토킹 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경찰은 접근 방식 자체를 달리 하는 등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피해자 보호에만 중점을 뒀던 과거와 달리 피해자 보호와 동시에 가해자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실시한다. 가해자 수사를 통해 고위험 가해자들의 보복범죄와 재범의지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 범죄로 발전하기 전에 발생하는 스토킹 행위에 대해서도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 시행이 가능하다. 스토킹 범죄가 재발할 가능성이 우려될 경우에는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해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다만 마 경장은 현장에서 스토킹 범죄를 처리하는 데 있어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마 경장은 “현재 스토킹 가해자가 ‘100m 접근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명령을 어기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게 된다”면서 “하지만 벌금이 아니라 과태료이기 때문에 가해자의 재범 가능성을 억제하는 데 부족함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과태료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차량 압류 등 재산을 추징하는 데 그치지만 벌금의 경우는 신변을 구속할 수 있다.

스토킹 피해자들에 대해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마 경장은 “스토킹 피해의 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가해자는 스토킹 행위를 반복하며 점점 대범해지는 경향이 있으니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즉시 경찰에 신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