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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꽃가루 알레르기] 5월마다 괴롭다면…꾸준한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 사용 필수

■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알레르기 증상 방치하면 수면방해…만성 기침·피로로 이어져

코에 뿌리는 처방용 스테로이드, 안전하지 못하다는 건 오해

일주일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생활습관 관리도 중요


알레르기는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은 외부 물질을 우리 몸이 매우 위험한 물질로 착각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예를 들어 환절기 때 항상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는 일반적으로 몸에 잠시 들어와도 해롭지 않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면역시스템은 이를 기생충이나 세균처럼 해롭고 위험한 물질로 착각해 비상 전시 상태로 돌입한다. 과잉 방어 기전이 작동해 꽃가루를 공격하고 염증을 일으키면서 코 안이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콧물이 나오고 자극되어 재채기가 나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이러한 면역의 과잉 방어를 알레르기라고 통칭하고 있다. 알레르기 반응이 눈에서 일어나면 결막염이, 폐 안의 기관지에서 발생하면 천식이 된다.

정상(왼쪽)과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코 점막 사진.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봄철에는 유독 알레르기가 심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알레르기 비염이 대표적이다. 우선 나무에서 날리는 꽃가루가 매우 많아지면서 노출이 늘어난다. 특히 봄철 자작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강하게 일으킨다. 집먼지진드기도 봄에 번식하면서 개체 수가 많아져 알레르기 비염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비염은 코에 가까운 눈 안쪽 모서리의 가려움증까지 유발해 환자들을 더욱 괴롭힌다. 천식도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감기에도 잘 걸리기 때문에 설상가상 비염과 천식이 다 악화되기도 한다.

코막힘, 콧물, 눈 가려움, 재채기 등 알레르기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면 우선적으로 수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코골이가 심해지고 수면무호흡증이 올 수 있다. 잠을 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해 만성 피로가 생기기도 쉽다. 실제 뇌파를 찍어보면 비염 환자들은 숙면에서 깨어 미세 각성 상태가 되는 경우가 일반인보다 10배나 높다. 비염이 지속되면 축농증이 발생하거나 축농증이 만성 기침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생활 습관만으로는 꽃가루를 완전히 피할 수 없지만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차를 운전할 때는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내 순환을 하고, 창문은 항상 열어놓기 보단 일정 시간을 정해서 짧게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외출 후 몸을 잘 씻고, 옷은 자주 털거나 빨고, 좋은 헤파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로 봄철 청소를 자주 하는 것도 집안 꽃가루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비염 치료에는 보통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사용한다. 비강 혈관수축제와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다. 비강 혈관수축제는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코를 일시적으로 뻥 뚫어주지만 부작용이 많아 5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정말 코막힘이 심할 때만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는 병원에서 처방한다.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는 않지만 일주일 이상 꾸준히 사용하면 그 어느 약보다 효과가 좋다. 먹는 스테로이드제와 달리 오래 써도 안전하고 비염의 모든 증상과 눈 가려움증에도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다. 두 살짜리 아기에게도 안전하고 30년 이상 매일 써도 코에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을 정도다.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의 안전성을 믿고 장기간 꾸준히 사용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어 만성 피로도 개선될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가 효과가 없다고 호소한다. 심할 때만 몇 번 뿌려보고 효과를 못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오래 쓰면 안 좋다’는 오해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는 독보적으로 비염의 모든 증상을 개선할 수 있고 안전한 최선의 약이다. 다만 일주일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를 꾸준하게 사용하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의 예방과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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