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尹 "승리 얘기할 상황 아냐"…내주 당정회동 '민생 속도전'

[경제위기 극복 강조한 尹]

尹 "창문·나뭇가지 흔들리는 상황"

지방선거 압승에 도취하지 말고

물가 등 복합위기 총력대응 피력

기업·부동산 규제 철폐 나설 듯

美인사 접견 등 외교보폭도 확대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미국 학계 및 전·현직 주요 인사 접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우리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의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6·1 지방선거의 승리에 도취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행정부와 여당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적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발 식량·원자재 공급난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성장 동력 회복 미진,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의 악재가 상존해 있는 만큼 정치적 승리에 취하지 말고 오로지 민생과 국익만 보고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정은 이르면 다음 주 중 회동을 통해 민생 정책 발굴을 위한 속도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 때 밝은 표정으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들어섰다. 그러나 로비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이 ‘지방선거로 국정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반응을 떠보려 하자 윤 대통령은 이내 웃음기를 지우고 “집에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을 못 느끼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장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했다. 14곳에서 참패한 지난 7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압승이다. 이로써 국정 운영에 큰 추진력을 얻게 됐는데도 윤 대통령은 자축하기보다는 위기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여권이 주요 선거에서의 승리감에 도취돼 민심을 잃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현 여권의 각성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윤 대통령은 최근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선거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생활물가를 안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해달라”고 말했고 선거 다음 날에는 “서민들의 삶이 너무 어렵다”며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 규제 철폐와 교육 개혁 등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 개혁 역시 하루가 멀다 하고 주문하고 있다. 3일에는 “전국적인 가뭄으로 농촌에서 모내기가 지연되거나 경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행정안전부는 대체 수원 개발 등 긴급 대책을 추진해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를 둘러싼 환경을 냉정하게 돌아보면 경제 위기의 문턱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해온 보수정당 기반의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출범 직후 62조 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을 정도로 코로나19에 따른 내수 침체는 심각하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값 상승과 중국의 셧다운 등으로 4월 우리 경제는 2년 2개월 만에 생산과 소비·투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삼각 파도’에 직면해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이 가파른 긴축에 들어가면서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려 서민들의 부담만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 와중에 임대차 3법 2년 차를 맞아 전월세 가격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윤 대통령은 대책 마련을 위해 이르면 다음 주 당 지도부와 회동에 나선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당 지도부와 대통령 집무실에서 공식 회동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동 자리에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최고위원단과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모두 자리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 상황에서 특히 경제와 관련해 여당과 힘을 합쳐 정부가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현재 우리 경제가 어떤 복합 위기 상황에 들어가 있다고 판단하시고 있고, 국제 정세도 불안하고 (경제가) 예측된 부분들을 볼 때 위기라고 생각하고 대처를 해야 한다고 하신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위기 의식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회동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기업 투자를 유치할 법인세 인하와 규제 개혁 법안 처리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외 현안을 다루기 위한 보폭도 확대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방선거 승리로 국정 동력이 생긴 만큼 외교 행보의 반경도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폴 울포위츠 전 미국 국방부 부장관,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재단 회장,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이 이달 민생 현안을 챙기고 이르면 7월께부터 주요 국가와 회담을 하는 정상 외교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미국 학계 및 전·현직 주요 인사 접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