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소주성 설계자’ 최저임금 억지 부리려면 자리 내놔야


‘소득 주도 성장’ 정책 설계자로 알려진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문재인 정부 초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국산업노동학회가 2월 발표한 학술지에는 홍 원장이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로서 주 저자를 맡은 ‘2018~2019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 및 소득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최저임금이 2018년 16.4%, 2019년 10.9%로 급격히 인상되면서 일자리 등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그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던 노동자의 고용은 줄었지만 최저임금의 100~120%를 받는 차상위 노동자의 고용은 늘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영 딴판이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줄도산했고 청년 일자리도 감소했다. 5년간 고용 확대를 위해 120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고령자 위주의 단기 공공 일자리들이 늘었을 뿐 질 좋은 일자리는 줄었다. 홍 원장은 경제 악화의 책임을 지고 1년 만에 청와대 경제수석 자리에서 물러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을 맡았다. 홍 원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추궁에 “소득 주도 성장으로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부작용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홍 원장은 이번 논문에서 최저임금 급속 인상의 부정적 효과를 정면 반박한 셈이다. 소주성이 실패로 귀결된 데다 대다수 경제학자들로부터 회의적 평가를 받고 있는데도 정책 설계의 장본인이 반성하기는커녕 고용을 늘렸다고 궤변을 늘어놓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더구나 정부 경제정책을 뒷받침하는 싱크탱크인 국책연구기관의 수장 자리를 꿰차고 앉아 현 정부 정책 방향의 대척점에 있는 주장을 펴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홍 원장이 자신의 이념·노선을 합리화하기 위해 억지를 부리려면 직(職)부터 내려놓는 게 도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